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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미와 윤일상·조PD, 선후배 사랑이란 이런 것

입력 : 2008-01-23 09:28:47 수정 : 2008-01-23 09:2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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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상,조PD,주현미(왼쪽 시계방향).
 ‘새로운데, 익숙하다. 익숙한데, 새롭다.’

 윤일상 작곡가와 주현미, 조PD가 뭉쳐 내놓은 신곡 ‘사랑한다’는 그 느낌을 쉽게 전달할 수 없는 곡이다. 신나는 라틴 리듬과 조PD의 랩에 이어 주현미의 간드러지는 노래가 등장한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멜로디에 두세번 들으면 ‘아∼’하고 이해하게 되는 관조적인 가사, 쉽지만 깊고 신나지만 슬픈 노래다.

 이 곡은 힙합과 ‘뽕짝’을 접목시켜보자고 기획한 윤일상 작곡가의 작품. 조PD와 호흡을 맞추기로 한 그는 주현미가 아니면 곡을 엎겠다는 심정으로 주현미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일상 조PD의 과감한 도전과 가족들이 ‘주책’이라고 놀려도 꿋꿋하게 참여한 주현미의 용기가 만나 비로소 이 노래가 탄생했다.

# 선후배, 왜 진작 만나지 못했지?

 주현미가 처음 예스를 한 것은 지난 2004년 조PD가 인순이와 부른 노래 ‘친구여’ 때문이었다. 참 괜찮은 조합이라고 생각했고, 또 인순이가 부른 소절처럼 짧고 굵은(?) 멜로디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는 온가족이 민망하다며 하지말라고 말려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선뜻 응했다.

 물론 곡을 받은 그는 꽤나 헤매야 했다. 이번 곡은 랩보다 노래 중심인데다, 주현미로서는 생전 처음 접해보는 비트였던 것이다.

 “노래가 이렇게 길 줄 몰랐어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큰 혼란이었죠. 막상 녹음에 들어가는데, 이거 손 들고 항복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윤일상 작곡가가 정확하게 지적을 해줘서 빨리 감을 잡은 것 같아요.”(주현미)

 일단 감을 잡자 녹음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뿌듯한 결과물을 통해서는 더 큰 자신감도 갖게 됐다. 새로운 장르에 도전해 스스로 만족했다는 기쁨. 주현미는 상업적 성공보다 음악적 만족에 중점을 뒀다.

 또 하나 기쁜 것이 있다면 이렇게 기특한 후배들을 만나게 됐다는 것. 워낙 장르가 달라 이들의 음악을 귀담아 듣진 않았다는 주현미는 왜 그동안 후배가수들에게 무관심했는지 후회된다고 말했다.

 “사실 그동안 많이 단절돼 있었죠. 트로트 후배들은 자주 보고 격려도 하는데, 다른 장르의 후배들은 만날 기회도 없었어요.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끼리 친해질 수 없고, 교류가 없다는 건 안타깝죠.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교류가 시작되지 않을까요?”(주현미)

# 세 사람 모두 공감하는 감성

 세상살이는 원래 힘든 것이니 사소한 것에 연연하지 않고 내 삶을 사랑한다고 노래하는 이번 곡은 조PD가 가사를 쓴 노래다. 주현미도 ‘이게 과연 30대 초반의 남자가 쓴 가사일까’하고 의구심을 가졌을 만큼 폭넓은 세대에게 공감을 사는 내용. 그동안 남성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유명했던 조PD는 이곡으로 여성의 감성을 건드리는 데도 성공했다.

 “이제 서민적인 게 코드라고 생각해요. 보통 사람들, 보통 사람들의 공감대를 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여성을 타깃으로 한 가사는 결혼 이후 알게 모르게 쭉 시도해왔어요.(웃음) 이번에 조금 효과가 있었던 것 같고요. 앞으로도 다양한 소재를 담을 예정입니다. 주관이 바뀐 건 아니지만 30대도 됐고, 보다 큰 세상을 보게 된 거죠.(웃음)”(조PD)

 여가수로서 그동안 사랑 노래를 주로 불러왔던 주현미는 이같은 가사가 더욱 반가웠다.

 “여자는 인생에 대한 노래를 부를 기회가 많이 없어요. 그런게 이런 가사를 부르게 되니 정말 좋았죠. 특히 ‘후회와 실수란 건 마치 그림자처럼 그길에 머물지만’이라는 부분이 많이 와닿더라고요.(웃음)”(주현미)

 세 사람은 인터뷰 도중 음악 외에 통하는 소재를 하나 발굴했다. 조PD의 휴대폰에서 독특한 벨소리가 울리자 주현미와 윤일상 작곡가가 동시에 “‘24시’다!”하고 외친 것. 미국드라마에 나오는 벨소리를 알아본 세 사람은 의외의 공통점에 웃음을 터뜨렸다.

 “이봐요. 통한다니까요! 사실 음악 얘기만 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이었기 때문에 다른 얘기를 충분히 못해봤어요. 앞으로 직접 곡도 드릴 예정이고요. 다른 프로젝트가 있으면 또 긍정적으로 논의해볼 생각입니다.”(윤일상)

 이들의 조합은 가요계 각 분야의 최고 꼭지점들이 모인 트라이앵글이다. 이들의 의미있는 교류가 오랜 침체기에 빠져있는 가요계에서 유독 반짝인다.

스포츠월드 글 이혜린, 사진 김두홍 기자 rinny@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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