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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총선 참패에도 쇄신은커녕 당권 경쟁에만 몰두하는 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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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4-21 23:03:27 수정 : 2024-04-21 23: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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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에서 최악의 참패를 한 집권 여당 국민의힘이 위기 수습은커녕 자중지란에 빠져든 모양새다. 총선이 끝난 지 열흘이 지났지만 반성과 성찰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당권 경쟁과 총선 책임 공방만 벌이니 안타까울 뿐이다. “총선에서 드러난 민의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고개를 숙인 국민의힘에 과연 혁신의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

국민의힘은 4선 중진 의원들과 22대 국회 당선자 108명 회동을 통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꾸려 ‘6월 말 7월 초’ 전당대회를 갖기로 정했지만 비대위를 관리형으로 할지, 혁신형으로 할지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물밑에서는 친윤·비윤·수도권·영남권 등 당선자들 간 당권 경쟁에 들어간 형국이다.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이불로 덮어 두자는 것이냐’며 조기 전당대회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가 하면 아예 새로운 비대위 체제로 가자는 주장도 있다. 수도권 당선자들을 중심으로는 전당대회 룰을 변경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국민의힘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전국정당이 되려면 지난해 3·8 전당대회에서 만들어진 ‘당심 100% 룰’부터 바꾸는 게 정상이다.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오늘 재소집한 당선자 총회에서 차기 지도체제 구성 및 당 쇄신 방향에 대한 의견을 다시 들을 계획이라는데, 쉽사리 결론을 낼 수나 있을까.

영남권에 주로 포진한 당선자와 수도권 그룹 간에 벌이는 총선 패배 책임 공방은 하루도 멈출 날이 없다. 당선자들이 총회에서 환하게 웃으며 서로 얼싸안고 ‘셀카’나 찍으며 자축하는 광경은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의 모습이라고 착각할 정도였다. 일부 당선자가 “21대 총선 지역구 의석(84석)보다 6석은 더 많아진 것 아니냐”, “전국 득표율로 민주당과 5.4%포인트 차에 불과하다”고 말할 지경이면 국민의힘에 국민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여당이 중심을 잡아야 국정도 정상화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 책임 공방을 접고 선거 패배 원인을 곱씹어 보는 백서부터 내야 할 때다. 선거 패배 책임을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게만 씌우려는 건 무책임의 극치다. 독선과 불통 이미지의 대통령, 바른말을 못하고 야당과 협치도 못한 당의 책임도 크지 않은가.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려다 오히려 다시 등판을 부르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런 식이면 국민의힘에 미래는 더 이상 없다. 여당으로서 헌정 사상 처음으로 야당에 과반을 넘긴 책임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대혁신에 나서지 않으면 당의 존립마저 위태로워질 것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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