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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양극화에… 美 백신접종률, 두달 넘게 50%대 답보

입력 : 2021-08-01 19:45:21 수정 : 2021-08-01 19: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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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지지자 접종률 18%P 높아
친트럼프·보수성향은 13%P 낮아
건강지표 나쁜 州가 접종률 뒤져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고등학교에서 16세 여고생이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최근 델타 변이가 급속히 확산하는 미국은 마스크 착용을 다시 권장하는 한편 젊은층의 백신 접종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미국은 지난 4월1일 코로나19 백신 접종률(1회 이상 접종 비율) 30%대에 진입했다. 그로부터 17일 만에 40%를 돌파했고, 36일 뒤인 5월25일 절반을 넘겼다. 백신 속도전은 여기까지였다. 그 뒤 두 달이 넘도록 미국 백신 접종률은 50%대에 머물러 있다. 미국 사회의 극단적인 정치 양극화가 백신 접종률을 멈춰 세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가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와 함께 미국인 2만4000명을 설문해 ‘백신 접종 성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백신 접종 확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대선 때 누구를 지지했는가’였다.

지난해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사람은 평균적인 미국인(칼리지를 졸업하고 중서부 교외에 살며, 2020년 대선에 투표하지 않은 49세 중산층 백인 여성으로 가정)보다 백신 접종 확률이 13%포인트 낮았다.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에 표를 던진 경우 접종 확률이 18%포인트 높았다. 대선 지지 후보에 따라 접종 확률이 31%포인트나 차이를 보였다.

종교, 학력, 소득, 거주지역 등도 같은 맥락을 보였다. 백인 복음주의자와 고졸 미만, 소득 5만달러 이하, 시골 거주자들은 힌두교, 대학원 졸업자, 소득 10만달러 이상, 대도시 거주자에 비해 백신 접종 확률이 10%포인트 이상 낮았다.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와 저학력·저소득층 등은 트럼프 주요 지지 기반으로 꼽힌다.

이코노미스트는 백신 접종률이 정치 성향에 따라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원인으로 보수 언론과 공화당 소속 의원·주지사들이 끊임없이 백신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점을 꼽았다.

미국의 대표적 보수 언론사 폭스뉴스는 지난 수개월간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를 의심하는 방송을 내보냈다. 언론 분석 기관 미디어 매터스에 따르면 지난 6월28일부터 2주간 전파를 탄 129건의 폭스뉴스 백신 보도 가운데 57%가 ‘백신 무용론’을 주장했다.

정치 양극화만 탓할 일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은 비단 백신뿐 아니라 다른 건강 지표에서도 뒤처져 있다는 것이다. 미시시피·아칸소·루이지애나주 등 미 전체 평균 접종률을 10%포인트 이상 밑도는 지역은 비만율, 당뇨병 및 고혈압 환자 비율이 높다. 접종률이 39.7%인 미시시피주의 경우 비만 인구는 40.8%인 반면 접종률 75.5%의 버몬트주는 26.6%만 비만으로 분류된다.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념 양극화를 뛰어넘는 전략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접종 기피자들의 건강 이해도와 보건서비스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전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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