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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피고소인 무혐 인정받았지만 무고죄로 처벌할 수 없어"

입력 : 2021-06-22 11:13:54 수정 : 2021-06-22 13:4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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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심 “강제력이나 억압이 개입됐다는 정황을 찾아볼 수 없다” 실형 선고
【서울=뉴시스】팽현준 기자 =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민주당 강성종의원과 민홍규 전 4대 국세제작단장 영장실질심사가 이루어졌다. 민주당 강성종 의원은 사학재단의 교비를 횡령한 혐의를, 민홍규 전 국세제작단장은 국새의혹 관련 사기 혐의와 금 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 jun2010@newsis.com

 

성폭행 피해를 주장했다가 피고소인이 무혐의 처분을 받더라도 고소인을 무고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혐의없음 처분이 내려졌더라도 무고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항소2부(남동희 부장판사)는 무고죄로 징역형을 받았던 40대 여성 A씨에 대한 파기 환송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대학원에 다니던 지난 2014∼2016년 지도교수 B씨로 부터 14회에 걸쳐 강간·간음당했다고 주장하며 B씨를 고소했다.

 

A씨는 조사에서 길들이기 수법인 이른바 ‘그루밍’ 성범죄였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경찰은 고소인의 일부 진술이 일관되지 않다는 이유로 B씨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이에 B씨가 A씨를 무고 혐의로 고소했고, 1·2심 법원은 “문자 메시지나 주변 증언 등을 토대로 볼 때 성관계 과정에서 강제력이나 억압이 개입됐다는 정황을 찾아볼 수 없다”고 판시하며 A씨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원심이 무고죄 법리를 잘못 적용했다며 지난해 8월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신고 사실 진정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해서 그 내용을 허위로 단정해 무고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봤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 고소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어긋나는 거짓이라는 점이 적극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며 “A씨가 B씨에게 사회적·정서적으로 감화될 수밖에 없는 형편에 있었다면 서로 합의 하에 성관계한 것이라고 단정해선 안 된다”고 판시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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