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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또 쓰러졌는데… 접점 못 찾는 노사

입력 : 2021-06-14 21:00:00 수정 : 2021-06-14 22: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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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기사 뇌출혈… 勞 과로 주장
“우정본부, 분류 제외 약속 어겨”
우체국청사서 100여명 점거시위

15일 사회적합의 최종회의 분수령
노조, 여의도서 대규모 집회 예고
14일 전국택배노동조합 소속 우체국택배 노동자들이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서울 여의도 포스트타워 1층 로비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택배업계가 ‘택배종사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최종 회의를 앞두고 분류작업에서 촉발된 갈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사이 40대 택배기사가 또 쓰러졌다.

 

14일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에 따르면 롯데택배 운중대리점 소속 택배 노동자 임모(47)씨가 전날 병원으로 이송돼 다발성 뇌출혈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다. 택배노조는 “임씨의 뇌출혈이 다발적으로 발생해 매우 위중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임씨가 롯데택배에서 2년 넘게 근무하면서 하루에 많게 15.5시간, 일주일 평균 93시간 일하는 등 일상적인 과로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측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쓰러지기 직전 파업 참여로 인해 배송물량이 거의 없었다”고 반박했다.

 

앞서 택배노조는 사회적 합의기구 합의안이 결렬되자 무기한 파업을 결정하고 지난 9일부터 2100여명 규모로 총파업에 돌입했다. 15∼16일 사회적 합의기구 최종회의가 다시 한번 열릴 전망이다.

14일 전국택배노동조합 소속 우체국택배 노동자들이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서울 여의도 포스트타워 앞에서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과 관계자들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우정사업본부가 사회적 합의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택배노조 소속 우체국택배 노동자 12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30분쯤 여의도우체국 청사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포스트타워를 기습적으로 점거해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국가 공공기관인 우정사업본부가 사회적 합의의 최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우정사업본부가 택배기사 과로사의 주범으로 꼽히는 분류작업을 개별 노동자에게 전가하지 않기로 한 사회적 합의기구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노조원은 집회를 제지하는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노조는 15일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도 연다. 서울경찰청은 자제를 촉구하면서 “방역수칙을 위반하면 관련 법령에 따라 해산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엄정 대응을 시사했다. 노조 측은 “15일 시위 참여 인원이 3000~4000명으로 예상되는데 철저한 거리두기로 방역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파업 등 택배업계의 갈등은 사회적 합의기구 최종회의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보전 방안이 최대 쟁점이다. 노조 측은 택배기사의 분류작업 제외와 이로 인해 근로시간이 단축될 경우 임금을 보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택배 수수료 자체를 추가 인상하는 게 현실적인 방안으로 거론된다. 반면 사측은 올해 초 수수료를 한 차례 올린 바 있어 추가 인상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택배사들은 파업이 지속될 경우에 대비해 단기 인력 투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이 지속되면서 일부 지역에서 배송 지연이 속출하는 등 소상공인과 고객들의 피해도 표면화하는 모습이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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