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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보상제 두고… 홍남기와 ‘총성 없는 전쟁’ 중인 여권 잠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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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1-23 23:00:00 수정 : 2021-01-23 23:5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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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나라 곳간지기 역할은 국민이 요청한 의무”
정세균 “자영업 손실보상 입법 이뤄지도록 할 것”
이재명 “재정건전성 외치며 적게 쓰는 것 능사 아냐”
이낙연, ‘상생연대 3법’ 임시국회서 처리한다는 입장
(왼쪽부터) 정세균 국무총리,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여당 내 잠재 대선 주자들이 연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확장재정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여당 방침에 홍 부총리가 재정 건전성을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드러내고 있어서다.

 

23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가장 강도 높게 ‘홍남기 때리기’에 나선 것은 정세균 국무총리다. 정 총리는 지난 21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손실보상법’과 관련해 “가능하면 상반기까지 입법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정상 영업을 하지 못한 자영업자들의 손실 일부를 정부가 ‘보상’해주겠다는 취지로 입법을 서두르겠다는 얘기였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해외에서 (자영업자 손실보상제를) 법제화한 나라를 찾기가 쉽지 않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자 정 총리는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 “기재부는 저항 세력”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불편한 기색을 여과 없이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의 진노로 상황은 정 총리 뜻대로 정리되는 듯했다.

 

홍 부총리는 물러서지 않았다. 하루 만에 재정 건전성을 근거로 들며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적자 국채 발행이 지난해 약 104조원, 올해 약 93조5000억원, 내년에도 1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라며 “국가채무 총액은 내년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국가재정이 제때 제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 그리고 국가재정이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쓰이도록 하는 것 등 나라 곳간지기 역할은 기재부의 권리, 권한이 아니라 국민께서 요청하시는 준엄한 의무, 소명이라는 점을 늘 가슴에 새기고 좌표로 삼겠다”고도 했다. 여권이 추진하려는 각종 지원책에 무조건적인 협조를 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재차 하루 뒤인 이날, 이재명 경기지사가 가세했다. 이 지사는 “재정 건전성 외치면서 무조건 적게 쓰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전 세계가 확장재정정책에 나서는데 안 그래도 너무 건전해서 문제인 재정 건전성 지키겠다고 국가부채 증가 내세우며 소비지원, 가계소득지원 극력 반대하니 안타깝다”고 했다.

 

이 지사는 “경제정당 표방하면서 경제 살리는 전 국민 소득지원 반대하는 가짜 경제정당이나, 기득권 옹호하느라 경제 활성화하는 확장재정정책을 가짜 통계 내세우며 반대하는 엉터리 경제지들은 왜 우리 사회가 집단자살 사회가 되어가는지 한 번만이라도 생각해보시기 바란다”고도 했다. 표면적으로는 야당과 일부 언론을 향한 비난이지만, 전날 홍 부총리가 각종 지표를 근거로 들어 재정 건전성을 강조한 만큼 기재부를 겨냥한 메시지이기도 하다는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홍 부총리와 직접적인 마찰을 빚고 있지 않지만, 이른바 ‘상생연대 3법’인 손실보상법, 협력이익공유법, 사회연대기금법을 다음 달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나머지 잠재 대선 주자들의 뜻과 다르지 않다. 민주당 내에선 “이 대표가 현재 집권 여당의 대표로서 당·정·청을 아울러야 하는 입장인 만큼 자제하고 있는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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