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크리스마스의 기적’ 라루 美 선장 ‘12월의 6·25 전쟁영웅’ 선정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0-11-30 10:49:05 수정 : 2020-11-30 10:59:0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전쟁 당시 피란민 1만4000여명 구해

국가보훈처는 레너드 라루(Leonard Larue) 미국 선장을 ‘12월의 6·25 전쟁영웅’에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라루 선장은 6·25전쟁 당시인 1950년 12월 함경남도 흥남항에서 배편으로 철수한 흥남철수작전에서 1만4000여명의 피란민을 구한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선장이다.

 

라루 선장은 35세에 7600t의 화물선 선장이 됐고, 군수물자 수송 명령에 따라 함경남도 흥남 부두로 향했다.

 

당시 국군과 유엔군은 38선을 넘어 북진했지만 중공군의 개입과 한파로 전황이 불리해지자 흥남에서 배편으로 철수하는 작전을 계획했다.

 

12월 15일부터 12월 24일까지 군인, 피란민, 군수물자를 싣고 이남 지역으로 철수키로 했지만, 군인과 피란민들을 다 태우기에는 선박의 여유 공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이에 라루 선장은 단 한 명의 피란민이라도 더 태우기 위해 정원 60명인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있는 군수물자를 버리고 피란민을 승선시키기로 결정했다. 생전에 라루 선장은 흥남철수작전 당시 상황을 “나는 쌍안경으로 비참한 광경을 봤다. 피난민들은 이거나 지거나 끌 수 있는 모든 것을 가지고 항구로 몰려들었고, 그들 옆에는 병아리처럼 겁에 질린 아이들이 있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16시간 동안 탑승정원을 훨씬 초과한 1만4000여명을 태웠다. 이후 사흘간 항해 중에 태어난 5명을 포함한 승선자 전원이 12월 25일 경상남도 거제도에 무사히 도착했다. 이후 빅토리호의 항해는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 불렸다. 단일 선박으로 ‘가장 많은 인원을 구조한 배’로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1954년 바다를 떠난 라루 선장은 미국 뉴저지주 뉴턴시에 있는 베네딕토회의 성바오로 수도원에 들어가 ‘마리너스’라는 이름의 수사로 2001년 10월 14일, 87세로 숨질 때까지 평생을 봉헌했다.

 

한편 거제도포로수용소기념공원에는 이러한 인도주의 작전의 뜻을 기려 흥남철수작전 기념비가 세워졌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수지 '치명적인 매력'
  • 수지 '치명적인 매력'
  • 안유진 '순백의 여신'
  • 고민시 '완벽한 드레스 자태'
  • 엄현경 '여전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