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주요 쟁점법안 강행처리 예고… 연말정국 ‘입법전쟁’ 후끈

30일 법사위 전체회의… 충돌 불가피
민주, 30일 공수처법 처리 마지노선 공언
국민의힘 “독단적 통보”… 결사항전 예상
이낙연, 국정원법 등 15개법 처리 제시
12월 9일 종료 정기국회 이내 강행 태세
예산안·3차 재난지원금도 여야 입장차
시간 많지 않아 임시국회 열어 처리 방침

21대 첫 정기국회가 다음달 9일 종료되는 가운데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차량 진입을 통제하는 정지 안내판이 보이고 있다. 하상윤 기자

연말 정국을 요동치게 할 여야 입법전쟁이 30일 시작된다. 정국 뇌관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개정안을 비롯해 주요 쟁점 법안을 더불어민주당이 연말까지 강행 처리할 가능성이 커 여야 충돌이 불가피하다. 특히 공수처법 개정안과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 사태가 정치권을 강타하면서 예산안 및 법안처리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12월 임시국회를 고려하고 있다.

29일 민주당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30일 전체회의를 열고 야당의 비토권을 없애는 공수처법 개정안을 논의한다. 민주당이 30일 법사위 전체회의를 개정안 처리의 마지노선으로 공언한 만큼 강행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 야당 법사위 간사인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지난 27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이번 법사위 전체회의 일정과 안건 역시 (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사위원장과 민주당의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통보”라고 밝혔다. 이 경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논란과 맞물려 야당의 결사항전이 예상된다.

민주당이 꼽은 주요 법안에 대한 여야 입장 차는 여전하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최근 반드시 추진할 ‘미래입법과제’로 공수처법, 국가정보원법, 경찰청법, 일하는국회법, 이해충돌방지법,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고용보험법, 필수노동자보호지원법, 생활물류서비스발전법 등 15가지를 제시했다. 공수처법과 국정원법 개정안, 공정경제 3법 등은 12월 9일 종료되는 정기국회 내 처리를 강행할 태세다.

민주당은 지난 24일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유예기간 3년을 거쳐 경찰로 이관하는 내용의 국정원법 개정안을 정보위원회 소위에서 일방 처리했다. 조만간 정보위 전체회의를 열고 통과시킬 예정이다.

공정경제 3법인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도 모두 관련 상임위에 상정돼 있지만 여야 논의가 더디다. 합의 처리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대세다. 특히 핵심 쟁점인 ‘3% 룰’은 법사위 소관인 상법에 해당돼 공수처법 개정안과 검찰총장 직무배제를 둘러싼 여야 갈등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윤 총장 직무배제 사태 관련 법사위 현안질의 전체회의를 계속 요구 중이다. 상법 개정안을 정기국회 내 처리하려면 민주당은 강행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진=뉴시스

내년도 예산안과 3차 재난지원금 편성을 놓고도 여야 입장차가 팽팽하다. 민주당은 4조원 안팎의 재난지원금을 소상공인 등에게 선별 지원하기 위해 2조원 안팎의 국채발행과 함께 본예산을 순증하자는 입장이고, 국민의힘은 한국형 뉴딜 사업 예산을 절반으로 깎아 3차 지원금 재원을 마련하자고 맞서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 처리 시한은 다음달 2일이다. 민주당은 야당과 협의해야 한다면서도 강행처리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민주당은 정기국회 종료까지 현실적으로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만큼 이르면 14일부터 임시국회를 열어 남은 법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다음달 9일 본회의에서 주요 법안 처리가 어려울 경우 임시국회에서라도 마무리하겠다는 것이다. 임기가 4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이 대표의 의지가 강해 올 연말 총력전이 예상된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물리적으로 정기국회에 주요 입법 과제를 다 처리하는 게 쉽지 않아 곧바로 임시국회를 열고 연말까지 최대한 처리할 예정”이라며 “대권주자인 이 대표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현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