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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주니어 규현이 마신 술은 뭘까? [명욱의 술 인문학]

입력 : 2020-11-28 19:00:00 수정 : 2020-11-27 18:4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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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송가에서 전통주의 다양한 면을 다루는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게 할 거야’에서 소개된 전통주 술취한 원숭이(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천비향, 고운달, 모월. 방송 캡처

지난 20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게 할 거야’에서는 전통주 소믈리에 더스틴과 함께 전통주를 시음하는 규현, 딘딘, 이진호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단순히 마시고 끝나는 데 그치지 않고 맛과 향, 그리고 술과 어울리는 안주 등을 논하며 우리 전통주에 대한 확장성, 그리고 그것을 통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와 소통이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 실생활에서 전통주는 늘 한정적인 이미지가 굳어져 있다. 사발에 마시던 막걸리, 비 오는 날 파전과 함께 마시는 막걸리나 소주, 그리고 제사 등 전통 행사에 마시는 약주(청주).

하지만 최근에 뜻있는 기관 및 전통주 마니아들 덕분에 크래프트(수제), 무감미료, 스파클링, 숙성 제품 등 다양한 종류의 전통주가 나오고 있다. 마시는 방법도 마치 한복을 입고 마셔야 할 것 같은 경직된 문화에서 탄산, 얼음, 레몬 등을 더해 일상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문화로 바뀌고 있다.

이날 방송 출연자들은 8종류의 술을 시음했지만, 방송에서 중점적으로 다룬 술은 4종류. 먼저 마치 카스텔라와 같은 식감을 가졌다는 경기 용인 술샘의 ‘술취한 원숭이’. 새빨간 색이 무척 매력적인 이 막걸리는 문헌에 근거한 홍국(붉은누룩)기법으로 만든 술로, 끝에서 느껴지는 은은한 단맛은 오직 쌀로만 구현해 낸 독특한 술이다.

두 번째 술은 5번 빚었다는 오양주로 유명한 경기 평택 좋은술의 ‘천비향’. 평택 쌀로 술을 빚었으며, 100일 이상 숙성한 깊은 풍미와 상큼함을 품은 술이다. 2018년, 2020년 우리술 품평회 약주 부분에서 대상을 받았다. 과실향이 풍부해 화이트 와인을 닮았다는 평을 들은 술이다.

세 번째 술은 올해 우리술 품평회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받은 강원 원주 주담의 ‘모월’. 직접 재배한 쌀로 곱게 약주를 빚어 증류한 정통 소주로, 입속에 들어갈 때는 강렬하지만, 후미에서 느껴지는 단맛이 특징이다.

마지막에 등장한 술은 대한민국 최고가 주류인 오미자 브랜디 경북 문경 오미나라의 ‘고운달’이다. 소비자가로 36만원인 이 제품은 유기농 오미자로 와인을 만들고, 그 와인을 다시 증류, 이후 4~5년을 푹 숙성한 제품이다.

이러한 제품 모두는 기존 전통주가 가진 틀을 깨며, MZ세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해시태그(#)로 찾아보면 다양한 모습의 제품을 볼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전통주를 맛보며 맛을 표현하는 방송 프로그램이 계속 늘고 있다는 것이다. 2015년에 시작한 라디오 SBS 파워FM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를 시작으로, 팟캐스트 ‘말술남녀’, 채널A ‘지붕 위의 막걸리’ 등 전통주가 방송 주요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단순히 술을 먹고 마시고 취하는 것이 아닌 문화 및 인문학 콘텐츠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다양성을 품은 전통주 확장성은 과음으로 치부된 한국 술 문화를 개선하는 데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

명욱 주류문화칼럼니스트&교수

 

●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는…

 

숙명여대 미식문화최고위 과정, 세종사이버대학교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객원교수. SBS팟캐스트 ‘말술남녀’, KBS 1라디오 ‘김성완의 시사夜’의 ‘불금의 교양학’에 출연 중. 저서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술품’ ‘말술남녀’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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