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서성지구 재개발 구역 포함
추진위 “공원 부지 편입 보존 계획”
인근 삼성상회도 원래 터에 복원
중구, 지역 관광자원화 적극 추진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태어난 대구 중구 인교동 ‘호암고택’ 일대를 기념공원으로 조성하고 삼성그룹 모태인 옛 ‘삼성상회’를 복원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본격 추진된다.
27일 대구 중구에 따르면 호암고택 터는 현재 중구 성내동과 인교동 등 일대에 들어서는 1831가구, 2만5000㎡ 규모의 서성지구 주택재개발 정비사업구역에 포함돼 있다. 재개발사업이 1000가구를 넘으면 3000㎡ 규모의 공공 공원을 조성해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해야 한다.
서성지구 재개발추진위원회 관계자는 “경제 성장의 발자취를 남긴 이 회장이 태어난 역사적인 공간인 만큼 고택을 없앨 이유가 없다”면서 “대구시와 삼성과 협의해 고택을 공원 부지로 편입해 그대로 보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는 부인과 자녀 등과 함께 250㎡ 규모의 방 4개짜리인 이 한옥에서 생활했다. 1942년 태어난 이건희 회장의 생가이다. 이 회장은 1947년 아버지를 따라 서울로 이사하기 전까지 6년여간 이곳에서 지냈다. 현재 호암고택은 삼성문화재단 소유로 재단 측과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조합 설립 후 관리처분 전 삼성 측이 고택을 없애버리면 마땅한 방법은 없다.
호암고택에서 250여m 떨어진 삼성상회 터(80㎡)의 옛 건물을 복원하자는 움직임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삼성상회는 이병철 창업주가 1938년 중구 인교동에 건립했다. 옛 건물은 1997년 철거해 현재 터만 남아 있다. 삼성은 2016년 북구 침산동 대구삼성창조캠퍼스에 옛 건물을 복원했다.
1991년 삼성상회 터를 매입한 산업 공구 유통업체 크레텍책임은 중구와 함께 옛 건물 복원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관련 사업을 조만간 삼성 측에 제안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2011년 터 일부를 대구시에 기부채납해 현재 삼성상회가 있었던 곳임을 알리는 표식과 기념 조형물 등을 세웠다.
최영수 크레택책임 회장은 “삼성상회 건물은 원래 자리에 복원하는 것이 옳다”며 “논의가 진척되면 삼성과 협의해 옛 건물 목조 자재 등을 다시 대구로 가져와 복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구 중구는 재개발을 추진하는 호암고택과 삼성상회 터를 근대골목투어와 연계해 지역 관광인프라로 발전시킬 복안이다.
류규하 중구청장은 “삼성상회 옛터와 이 회장 생가를 이어 중구에 삼성그룹 발원지로서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역사적 의미가 담긴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