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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발달장애인 24시간 공적영역에서 돌본다

입력 : 2020-10-22 03:00:00 수정 : 2020-10-21 14: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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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북구에 사는 이모(48)씨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발달장애인 두 아들을 키우고 있다. 첫째는 세살 때, 둘째는 두살 때 각각 발달장애인 판정을 받았다. 이씨는 두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는 오후 3시부터 다음날 오전 학교에 갈 때까지는 한시도 짬을 낼 수 없다. 목욕과 식사, 옷갈아입기 등 두 아들의 기본적인 생활을 하는데 이씨의 손길이 필요하기때문이다. 등교하지 않는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하루 종일 두 아들을 보살피느라 바깥 활동을 거의 하지 못한다.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발달장애인을 돌보는 주간보호센터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문 닫기를 반복하면서 두 아들의 돌봄은 배로 힘들다. 이씨는 “아들이 조용히 있다가도 갑자기 돌발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는 사람에게 맡기기 어려워 일상생활을 거의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씨처럼 발달장애인을 키우는 부모들의 사정은 비슷하다. 발달장애인 부모 대부분은 자녀들을 맡길데가 없어서 꼭 필요한 잠깐동안의 외출조차 할 수 없는 처지다.

 

광주시가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24시간 공적 영역에서 돌보기로 해 이같은 부모들의 부담을 덜게됐다.  

 

21일 광주시가 내놓은 최중증 발달장애인 지원계획의 골자는 ‘융합돌봄 지원센터’ 설치다. 전국 최초로 설치되는 이 지원센터에서는 전담인력이 낮시간 활동지원은 물론 저녁부터 다음날 오전까지 24시간 행동치료와 돌봄을 병행하는 시스템이다. 그동안 근거리에 사는 발달장애인 가정에 지원인력을 배치하거나 지원하는 수준에서 전담인력이 함께 거주하는 단계로 돌봄을 확대한 것이다. 발달장애인 자녀의 돌봄을 온전히 가정에만 맡기지 않고 공적인 기관에서 나눠지자는 취지다.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은 병원 입원이나 애경사 등 긴급상황이 발생해도 이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럴 경우, 발달장애인 자녀를 긴급 돌봄센터에 맡길 수 있기때문이다.

 

장애인 복지시설이 쉬는 주말과 휴일에도 돌봄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내달부터 시범사업을 실시해 내년부터 주말을 비롯한 휴일에도 365일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돌봄을 지원한다.

 

광주시가 이처럼 발달장애인 돌봄을 개인 영역에서 공적 영역으로 전환한 데는 지난 6월 발달장애인을 둔 어머니가 돌봄에 한계를 느끼고 자녀와 함께 목숨을 끊은 게 발단이 됐다. 광주시와 발달장애인부모연대는 이를 계기로 태스코포스팀을 구성하고 10여 차례 회의를 가진 후 ‘발달장애인 지원 계획’을 마련했다. 30억원의 예산을 들여 5대 분야 10대 과제를 중점 추진하게된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광주시는 전국 최초로 발달장애인지원센터에 발달장애인 전환지원팀을 신설해 발달장애인 가족들의 권리 향상과 지원을 전담하고 있다“며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 모두가 차별없이 동등한 삶을 살아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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