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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협치·통합은 정치의 몫… 잘못하고 있다”

입력 : 2020-09-18 18:00:00 수정 : 2020-09-18 17: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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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 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협치·통합 또 강조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불교계 지도자들과 간담회를 갖기에 앞서 불교식으로 합장의 예를 갖추는 모습.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협치나 통합은 정치가 해내야 할 몫인데 잘못하고 있다”고 발언해 눈길을 끈다. 대통령은 한국을 대표하는 정치인이고 청와대야말로 한국 정치의 중심인데 마치 대통령이나 청와대는 ‘정치’와 무관하다는 뜻으로 들려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가 많다.

 

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불교계 지도자들과 만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종교계의 협조를 당부하기 위한 자리로 앞선 천주교, 개신교에 이은 3번째 만남이다. 코로나19 극복이 핵심 주제였지만 그 외에도 여러 현안이 논의됐다.

 

대한불교관음종 총무원장 홍파 스님이 ‘적폐청산을 좋게 생각하는 국민도 많지만,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 대표적이다. 문재인정부 들어 과도한 적폐청산으로 지난 이명박·박근혜정부 시절 인재들이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암울하게 지낸다는 지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문 대통령은 “파사현정(破邪顯正·그릇된 것을 깨 바른 것을 드러냄) 정신이 있는 불교계도 적폐청산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로 운을 뗐다. 이어 “그(적폐청산) 때문에 이뤄진 분열, 갈등 등이 염려돼 통합 조치가 이뤄지기를 바라는 말씀 아닌가 한다”며 “그런 방향으로 협치, 통합된 정치를 향해 나아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통합은 절실한 과제”라며 이와 관련한 불교계의 역할을 당부하기도 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협치와 통합이 안 되는 것을 ‘정치’ 탓으로 돌렸다.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협치나 통합은 정치가 해내야 할 몫인데 잘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보수 야권의 한 관계자는 “전형적인 유체이탈 어법을 보는 듯하다”며 “대통령 자신이 한국을 대표하는 정치인이고 청와대야말로 한국 정치의 중심인데 대통령과 청와대를 쏙 빼먹은 ‘정치’는 도대체 누굴 지칭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진정한 협치가 이뤄지려면 대통령과 청와대부터 야당의 존재를 인정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통합을 위해서는 ‘적폐청산을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는 불교계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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