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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와 맞바꾼 ‘인종차별 항의’ 세리머니

입력 : 2020-06-02 06:00:00 수정 : 2020-06-01 21: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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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초, 득점 후 유니폼 상의 탈의 / 美 경찰의 강압적 체포로 숨진 /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추모 / 조던 등 흑인 스타, 잇단 분노 표출

제이든 산초는 최근 유럽 빅리그 중 가장 먼저 재개된 독일 분데스리가의 젊은 스타다. 불과 20세 나이로 명문 도르트문트에서 맹활약하며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2·바이에른 뮌헨)와 함께 공격포인트 최상위권을 다투고 있다. 모국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등이 천문학적 이적료로 산초를 노리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의 공격수 제이든 산초가 1일 독일 파더보른에서 열린 파더보른과의 리그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유니폼 상의를 벗고 최근 미국에서 경찰관의 강압적 체포과정에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문구를 보여주고 있다. 파더보른=AP연합뉴스

실력만으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던 산초가 이번엔 의미 있는 골 세리머니로 전 세계 축구팬들의 눈길을 끌어모았다. 1일 독일 파더보른의 벤틀러 아레나에서 열린 파더보른과의 리그 경기에서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세리머니를 펼친 것. 플로이드는 최근 미국 미네소타에서 경찰관의 강압적 체포 과정에서 사망한 흑인 남성으로,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펼쳐지는 중이다. 산초는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13분 페널티 지역 왼쪽 측면에서 날아온 땅볼 크로스를 골 지역 정면에서 득점으로 연결한 뒤 유니폼 상의를 벗어 이너웨어에 적힌 ‘조지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Justice for George Floyd)’라는 문구를 노출했다. 이 문구는 그대로 TV 전파를 통해 전 세계로 송출됐다.

 

산초는 상의 탈의와 정치적인 표현을 금지하는 규정에 따라 주심으로부터 옐로카드를 받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후반 29분과 후반 추가 시간 잇달아 득점하며 생애 첫 해트트릭까지 달성했다. 이로써 17득점 16도움으로 레반도프스키를 제치고 공격포인트 1위로도 올라섰다.

 

그러나 산초는 대기록 달성을 자축하는 대신 세리머니의 의미를 되새겼다. 경기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프로 통산 첫 해트트릭이지만 오늘날 우리가 반드시 언급하고 세상의 변화를 위해 도와야만 하는 중요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우리는 하나로 뭉쳐 정의를 위해 싸워야 한다. 우리가 함께하면 더 강해진다”고 주장했다.

 

산초 외에도 전 세계 수많은 흑인 스포츠 스타들이 플로이드 사건에 분노를 표출했다. 미 프로농구(NBA)의 전설이자 샬럿 호니츠 구단주인 마이클 조던은 “매우 슬프고 분노를 느낀다”며 “모두가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하며 하나로 뭉쳐 정의가 실현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여성 테니스 스타 세리나 윌리엄스는 SNS에 한 흑인 소녀가 ‘우리는 흑인입니다’라고 말하는 동영상을 올린 뒤 “지금의 느낌을 어떻게 말하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데 우리가 잊었던 말을 이 소녀가 찾아줬다”고 털어놨다. 뉴욕 양키즈의 거포 장칼로 스탠턴은 “(이런 일이) 정말 지겹다”면서 “당신의 피부색과 특성이 무엇이든지 간에 우리는 모두 인간”이라고 강조했다.

 

서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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