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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치료용으로 '렘데시비르' 긴급 수입한다

입력 : 2020-06-01 06:00:00 수정 : 2020-05-31 20:3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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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본, 식약처에 허가 요청 / 에볼라 치료제로 美社서 개발한 약 / 일부 연구서 "코로나에 효과" 결과 / 간 기능 훼손·호흡 부전 부작용도 / 인공호흡 등 중증환자에 투약 예정 / 수입 개시해도 물량 확보 장담 못해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렘데시비르’의 해외의약품 특례수입을 신청하기로 했다. 특례수입은 국가 비상 상황 시 사전 신고 없이 의약품을 외국에서 들여올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이 절차를 마무리하면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표준치료제로 인정받아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확진자에게 처방된다. 렘데시비르는 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의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를 만든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사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했던 약이다. 코로나19에도 효능이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있었지만, 연구결과가 부정확하고 부작용이 적지 않아 치료제로 채택되지 않았다. 임상시험 과정에서 간 수치 상승 등 간 기능 저해, 구토, 호흡부전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지난달 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렘데시비르의 긴급사용을 허가했다. ‘중증환자’ 치료용으로 혈중 산소량이 적거나 산소요법치료, 인공호흡기 등으로 치료받아야 하는 환자가 대상이다. FDA는 “약을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위험보다, 코로나19를 치료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긴급사용 허가 이유를 밝혔다. 일본도 지난달 7일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제조·판매하는 것을 특례 승인했다.

지난 4월8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에펜도르프 의대 주최로 열린 의학 콘퍼런스의 진행자가 렘데시비르 앰플을 소개하고 있다. 함부르크=로이터연합뉴스

우리나라의 특례수입 신청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지난달 29일 정은경 질본 방대본 본부장은 정례브리핑에서 “중앙임상위원회에서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폐렴 치료에 안전성과 유효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며 “대체할 항바이러스제가 없는 상황에서 의학적으로 렘데시비르 도입 필요에 동의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수입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렘데시비르는 미국 등과 같이 중증환자에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정 본부장은 “중앙임상위원회 의견은 경증이 아니라 폐렴이 있고, 산소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중증도 확진자에게 (렘데시비르를) 투약하는 게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투약도 5일 정도 한 뒤 환자 상태에 따라 5일을 연장하되, 효과나 부작용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이를 고려해 지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질본이 렘데시비르를 적극 수입하기로 한 데에는 전날 열린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가 크게 작용했다. 위원회는 이날 질본에 렘데시비르 사용 권고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최근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고, 위원회는 해당 임상시험을 근거로 수입을 제안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렘데시비르를 투약한 환자(빨간색)와 위약을 투약한 환자(파란색)의 한 달 누적 증상 개선율. 렘데비시르를 투약한 환자의 개선율이 위약 투약 환자보다 높다.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지(NEJM) 논문 캡처

앞서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은 렘데시비르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임상시험은 코로나19 환자 1063명을 대상으로 렘데시비르 또는 위약을 10일간 투여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위약군에 비해 렘데시비르 치료군에서 회복시간이 15일에서 11일로 31% 단축했다. 미국에서 45개 의료기관, 유럽과 아시아에서 28개 의료기관 등 전 세계 10개국, 73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다국가, 다기관 임상시험이다. 아시아에서는 한국, 일본, 싱가포르가 참여했다.

우리나라 임상시험을 총괄한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대 감염내과 교수)은 “앞으로 개발되는 코로나19 치료제는 렘데시비르보다 더 월등하거나 최소한 열등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렘데시비르 치료 효과는 아직도 개선의 여지가 있으며 제2세대, 제3세대 약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제 문제는 렘데시비르 물량 확보다.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환자는 이미 611만명을 넘어섰다. 반면 길리어드사가 밝힌 렘데비시르 물량은 오는 10월까지 50만명분으로 12분의 1 수준도 안 된다. 연말이 되어도 100만명분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내 물량이 얼마나 남았는지가 중요하다.

특례수입이 허가되면 질본은 길리어드사의 한국법인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에 수입을 명령한다.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는 본사의 재고 물량을 파악하고 질본과 공급 시기, 필요한 물량 등을 논의해 수입한다. 이후 병원 위주로 공급한다. 정 본부장은 “약품 확보는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며 “관계부처의 협력을 통해 약품을 최대한 확보하려 노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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