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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반성문이라고 썼나요” 조주빈 공범 깬 판사, 왜?

입력 : 2020-04-10 13:16:44 수정 : 2020-04-10 14: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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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 사회복무요원 일하며 빼돌린 개인정보 조주빈에 건네

“이렇게 쓰는 것을 반성문이라고 얘기를 안 할 것 같습니다. 이런 반성문은 안 내는 게 낫겠어요. 이게 무슨….”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 주범 조주빈(25·구속)의 공범인 전직 사회복무요원이 재판부에 반성문을 냈다가 되레 호된 꾸중을 들었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구절은 온데간데 없고 온통 수사와 재판, 그리고 언론 보도로 자신의 가족이 힘들어한다는 내용만 가득하자 재판부가 작심하고 따끔하게 나무란 것이다.

 

‘박사방’ 등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연루자 전원의 엄벌을 촉구하는 시위 모습.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부장판사 손동환)는 1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강모(24)씨 재판에서 강씨가 법원에 제출한 반성문을 문제 삼았다.

 

사회복무요원 출신인 강씨는 성착취물 제작·유포 사범인 조씨에게 자신이 스토킹하던 여성한테 보복을 해달라고 부탁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강씨에게 “이전에 수용자로 수감된 적은 없겠지만, 재판부에 내는 건데 이런 식으로 얘기하면 이상한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나는 고통받으면 그만이지만 범죄와 무관한 자신의 가족과 지인이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등의 내용인데 원하는 바가 반성하는 태도를 재판부에 알려주려는 것이면 좀 더 생각하고 쓰는 게 좋을 것”이라고 호통을 쳤다.

 

이어 재판부는 “본인이 자꾸 (가족들이 힘든 상황에 처한 것이) 억울하다는 입장을 취하는데 상황이 안 좋다”며 “피해자를 생각하면 너무 안 좋은 상황”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에 강씨 변호인은 “피고인이 ‘더는 살아갈 의미가 없으니 극형에 처해달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등 본인도 정신적으로 불안해하고 두려워하는 상태”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경찰에 구속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세계일보 자료사진

강씨는 자신이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던 구청 정보시스템 전산망에 접속해 피해자 여성 A씨와 그 가족의 개인정보를 조회한 뒤 조씨에게 이를 알려주며 ‘보복해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강씨는 재판 중 조씨가 성착취 영상물을 유포하기 위해 텔레그램에서 운영한 ‘박사방’ 범행에도 연루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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