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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면 다 장애인” 발언 파장… 통합당, 김대호·관악갑 모두 버리는 카드?

입력 : 2020-04-08 06:00:00 수정 : 2020-04-08 17: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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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갑 김대호 통합당 후보, 이틀 연속 ‘세대비하’ 발언 논란 / “비하 아니라 공경의 의미” 해명에도 통합당 제명 예정 / 김대호 관악갑 출마도 취소 / 선관위 “무소속 재출마·후보 재공천 모두 불가” / 통합당 이례적 후보 제명 조치, 의미는?
서울 관악갑 김대호 미래통합당 후보. 김대호 페이스북

 

미래통합당이 서울 관악갑에 출마한 김대호 후보를 7일 제명하기로 했다. 선거일을 불과 8일 앞두고 이례적으로 내린 결정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김 후보는 잇단 ‘세대 비하’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김 후보 “나이 들면 장애인 돼”… 노인 비하 막말 논란

 

김 후보는 7일 한 지역 방송국 주최 ‘서울 관악갑 후보자 초청 방송토론회’에 출연했다.

 

이 자리에서 김 후보는 ‘장애인 체육시설 건립’에 관한 질문에 “장애인은 다양하다. 1급, 2급, 3급… 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원칙은 모든 시설은 다목적 시설이 돼야 한다”라고 답했다.

 

그의 답변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모두 장애인이 된다’고 한 대목이 ‘노인 비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김 후보 “30·40대 논리 없고 무지” 발언 하루 만에 또…

 

 

이게 처음이 아니었으니 김 후보는 전날에도 ‘세대 비하’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 터였다.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 참석해 30·40대가 통합당에 냉랭한 이유에 대해 “60·70대는 대한민국이 얼마나 열악한 조건에서 발전을 이룩했는지 잘 아는데, 30·40대는 잘 모른다”면서 “이들에게 (대한민국은) ‘태어나보니 살 만한 나라’였다. 이들의 기준은 유럽이나 미국쯤 되는 것 같다. ‘왜 대한민국이 이 것밖에 안 되느냐’라며 이유를 보수·수구에게 돌린다”고 비꼬았다.

 

그는 또 “30대 중반에서 40대는 논리가 아니다. 그냥 막연한 정서, 거대한 무지와 착각”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불과 얼음이 붙으면 얼음을 녹여낼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발언 1시간 만에 ‘제명’ 결정한 통합당… “전날 엄중경고 했는데”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오른쪽)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연합뉴스

 

전날까지만 해도 통합당 지도부는 당황한 기색과 함께 김 후보를 향해 ‘엄중경고’했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개인 성격상 문제이지, 당 입장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고, 발언을 전해 들은 황교안 대표도 “아주 부적절한 발언이다. 그런 말이 나와선 안 된다”고 꾸짖었다. 

 

그러나 하루 만에 그의 입에서 또 다른 비하 발언이 터져나왔고, 당은 곧장 ‘제명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날 당 지도부는 “금일 김 후보의 있을 수 없는 발언과 관련해 김 후보를 제명키로 했다”며 “당 윤리위를 열어 관련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당 제명 시 후보자 등록 ‘무효’… 등록 기간 지나 무소속 출마도 불가

 

서울 관악갑 출마 유기홍(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성식 무소속 후보. 연합뉴스

 

선거일을 불과 8일 앞둔 시점에서, 당이 후보를 제명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공직선거법 제52조에 따르면 당에서 제명된 후보는 후보자 등록이 무효 처리된다. 이미 후보 등록 기간이 지난 시점이라 김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통합당이 윤리위 결정과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김 후보를 최종 제명하게 되면, 관악갑 선거는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성식 무소속 후보의 2파전으로 치러질 공산이 커진다.

 

김성식 후보는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으로 출마했고, 바른미래당에서 활동해오다 통합당에 합류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이번 총선 출사표를 던진 인물이다. 김대호 후보의 출마가 무효화 되면 관악갑은 사실상 보수 단일화가 되는 셈이다.

 

◆통합당의 자충수? 김대호는 버리는 카드?… 김 후보 “결연히 맞서 싸울 것”

 

김대호 페이스북 갈무리.

 

통합당은 서울 종로에 출마한 황 대표의 ‘n번방 호기심’ 발언, 인천 연수갑 정승연 후보는 ‘인천 촌구석’ 발언 등 잇단 설화(舌禍)로 몸살을 앓고 있는 터였다.

 

여기에 김 후보의 ‘세대 비하 막말’ 논란까지 이어지자 결국 ‘제명’이라는 극약 처방까지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후보 제명, 지역구 포기라는 강수를 둬서라도 민심을 붙잡아야 한다는 당 지도부의 강한 의지가 읽힌다.

 

그러나 김 후보는 반발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해당 발언은) 노인 폄하는커녕 노인 공경 발언이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건 악의적 편집”이라며 “결연하게 맞서 싸우겠다. 여기서 물러난다면 통합당이 뭐가 되겠느냐”고 다짐했다.

 

이어 “말 실수가 있다면 ‘됩니다’가 아니라 ‘될 수도 있습니다’라고 표현을 안한 것”이라고도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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