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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亞→유럽→美로 불길… 中 오판·각국 방심이 재앙 초래

입력 : 2020-04-08 06:00:00 수정 : 2020-04-08 00: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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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한 바퀴 돈 코로나… 뭐가 문제였나 / 中정부 초기대응 실패가 대참사 원인 / 美·유럽 등 안일한 대응도 피해 키워 / G2 갈등에 각국 방역협력도 어려워 / 결국 각자도생 선택… 감염 확산 부추겨
지난 5일 베이징에서 지원 나온 의료진들이 업무를 쉬고 우한의 한 공원 인근을 걷고 있다. 우한 AP=연합뉴스

코로나19는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원인불명 폐렴으로 시작됐다. 100일 만에 주변 아시아 국가는 물론 유럽, 미국, 중남미, 아프리카 등 전 세계로 확산했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은 예기치 못한 바이러스의 역습이지만, 고비마다 대응에 실패한 인재에 가깝다. 중국 정부의 초기 정보 통제와 은폐가 확산의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중국의 혼란을 목도하면서도 안이하게 판단했던 각국 정부의 대처도 한몫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 갈등으로 국제사회 방역 협력체제 구축이 초기부터 작동하지 않았고, 각국도 기습적인 국경봉쇄 등 각자도생을 택하면서 국제사회 차원의 상황 통제는 불가능하게 됐다.

 

중국 정부는 1월 9일 코로나19 발병을 공식 확인하면서 “(지난해) 12월 31일 원인불명 폐렴으로 환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중국 내 첫 발병은 12월 8일이지만 근 한 달이나 지난 시점에서 공식 확인한 셈이다. 중국 정부는 1월 23일 진앙인 우한에 봉쇄 조치를 내렸다. 이미 중국 전역에서 지역사회 대규모 전파가 일어나고 있던 상황이다. 특히 우한 시민 500만명이 중국뿐 아니라 세계 각지로 흩어진 이후다.

 

중국 정부는 그러나 봉쇄 조치와 극단적 이동 제한으로 3월 초부터 점차 통제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3월 3일 중국 외 지역 일일 신규 사망자(38명)가 중국 내 일일 사망자 수(31명)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유럽과 중동, 미국 지역 발병 상황을 볼 때 향후 이 차이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리고 한 달 만에 우려는 현실이 됐다.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대 확산 지역이 된 뉴욕주의 뉴욕시 퀸스에 있는 엘름허스트 병원 앞 도로에 지난 4일(현지시간) 구급차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뉴욕 AP=연합뉴스

세계 초강대국 미국은 코로나19 최대 확산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6일(현지시간)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환자는 36만명을 넘어섰다. 전 세계 환자의 27%가 넘고, 사망자도 1만명을 넘어섰다.

 

전 세계 확진자가 1만명을 넘어선 1월 말 미국 정부는 중국발 미국 입국을 차단하는 등 ‘강력 봉쇄’에 나섰다. 그러나 이후 별다른 후속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AP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한 달 동안 중국 봉쇄에 대해 자화자찬만 늘어놓았을 뿐 시간을 허비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컨트롤타워 부재’로 중앙정부 차원의 대처가 어려운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이 초기 코로나19의 심각성을 간과하고 주 정부가 각자 대응하다 보니 혼란이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17일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처음 시행된 자택 대피령은 현재 미국 인구의 96%가량인 3억1500만명에 적용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텅빈 일본 도쿄 식당가를 지난 6일 한 남자가 마스크를 쓰고 걸어가고 있다. 도쿄 AP=연합뉴스

일본은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연기 결정 후 감염자·사망자가 급증해 의료 붕괴가 우려되는 위기에 직면했다. 일본 전체 감염자는 5000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사망자는 이미 100명을 넘어섰다.

 

대도시의 상황이 심각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7일 도쿄, 오사카 등 7개 지역에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사태 발생 후 비상식적 대응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의식해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 주변국보다 대응이 늦어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달 3일 일본 영해에 진입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승선자를 하선시키지 않은 채 선내 격리 조치해 무더기 감염을 일으켰다. 승선자 3711명 중 이날 현재 감염자는 712명, 사망자는 11명으로 감염률 19.2%, 치명률 1.5%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바르셀로나의 한 상점에서 물건을 사기 위해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줄을 서 있다. 바르셀로나 AP=연합뉴스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유럽은 누적 확진자가 65만명을 넘어서는 등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코로나19의 유럽 상륙 교두보는 이탈리아였다. 2월 21일 북부 롬바르디아 지역에서 중국에서 귀국한 38세 남성이 감염된 것이 신호탄이었다.

 

이틀 만에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서는 등 급속하게 지역 사회로 확산했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참상을 보면서도 유럽연합(EU)은 힘을 합치지 못했다. 국가 간 국경개방 조약인 솅겐조약을 놓고 사분오열됐다. 결과적으로 국경폐쇄가 늦어지면서 스페인과 독일, 프랑스 등지로 무차별 확산했다.

 

6일(현지시간) 기준 스페인의 확진자가 약 13만7000명으로 가장 많고 이탈리아 13만2600명, 독일 10만3400명, 프랑스 9만8000명, 영국 5만2000명, 스위스 2만2000명, 벨기에 2만1000명, 네덜란드 1만9000명 등이다.

 

베이징·도쿄·워싱턴=이우승·김청중·정재영 특파원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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