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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눈길 잡아라… 불붙은 '현수막 디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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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4-06 06:00:00 수정 : 2020-04-06 17: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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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당 서울 동대문구갑 오준석 후보의 현수막. 래퍼 ‘마미손’의 랩 가사를 이용한 문구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 창당을 비판했다. 오준석 후보 캠프 제공

‘위성정당 거대양당 악당들아 기다려라.’

 

민중당 서울 동대문구갑 오준석 후보는 젊은층에 인기를 끌고 있는 래퍼 ‘마미손’의 랩 가사를 살짝 바꾼 문구를 넣은 현수막을 지역구 곳곳에 걸어놨다. 21대 총선부터 적용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으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양당이 위성정당을 만든 꼼수를 비판하는 ‘현수막 디스전’을 펼친 것이다. 오 후보는 역시 랩 가사를 이용한 ‘위성정당 때문에 기호 7번으로 밀려난 기분을 니들이 알아?’ 등 재치 있는 문구를 현수막에 넣어 눈길을 끌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21대 총선을 앞두고 ‘조용한 선거운동’이 이어지는 분위기이지만 눈에 띄는 문구 하나로 유권자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현수막 선거전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현수막 유세가 과열될 경우 선거관리위원회 신고나 검찰 고발로까지 선거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우리공화당 제주시갑 문대탄 후보의 현수막. 문재인 대통령을 비하하는 문구를 포함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제공

제주시갑에 출마한 우리공화당 문대탄 후보의 현수막엔 문재인 대통령을 비하하는 문구가 들어가 논란이 일었다. 문 후보는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2일 ‘문대탄 찍으면 문죄인 끝장낸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지역구 18곳에 내걸었다. 이에 민주당 현근택 대변인은 지난 3일 문 후보에게 “막말에 불과한 현수막을 당장 철거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공직선거법상 문 대통령은 선거 후보자에 해당하지 않아 현수막 철거를 강제할 방법은 없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제주선관위에 현수막 철거를 요청했지만 선관위는 문 후보 측에 ‘자제 요청’을 한 상태다.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에 출마한 재선의 미래통합당 박덕흠 후보는 현수막에 ‘힘 있는 중진 3선 의원’ 문구를 집어넣었다. 이에 한 주민이 지난 3일 충청북도선관위에 ‘재선인 박 후보가 3선 의원이라 표기한 것은 허위사실 공표’라며 신고를 접수했다. 선관위는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곧바로 박 후보에 ‘3선 의원’ 문구 수정을 요구했고 박 후보 측은 80여개 현수막에 ‘준비된’이라는 문구를 추가해 수정했다. 박 후보 측은 “현수막을 제작하는 과정의 단순 실수”라고 주장했지만 신고자가 박 후보를 검찰에 고발하면서 당분간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충남 서산시 태안군의 더불어민주당 조한기 후보 현수막 주변에는 어김없이 음주운전 근절 캠페인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음주운전 피해자 연합’이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 조 후보를 겨냥해 내건 현수막엔 ‘음주운전은 가정파괴범이다’, ‘음주운전은 살인행위’ 등 문구가 적혀 있다. 음주운전 근절 캠페인을 펼치는 동시에 우회적으로 음주운전 전과자인 조 후보를 비판하는 것이다.

 

이번 총선과 함께 치러지는 울산 구의원 선거를 앞둔 민중당 안승찬 후보 사무실 건물 바로 앞엔 통합당 정치락 후보의 현수막이 설치돼 논란이 일었다. 안 후보 측은 지난 2일 “경쟁 후보자 사무실을 가리는 비도덕적인 정치락 후보를 고발한다”며 “당장 현수막을 철거하라”고 비판했다. 이에 정 후보는 “광고회사에서 설치한 것이라 몰랐다”며 “문제가 된다면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울산북구선관위는 “법적 문제는 없으나 도의적 문제가 있어 정 후보 측에 지도했다”고 밝혔다.

 

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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