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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열제 먹고 검역 통과… 자가격리 중 미술관 관람… 구멍 난 양심에 ‘방역도 구멍’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0-04-05 19:18:47 수정 : 2020-04-05 20:3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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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 앱 깔린 휴대폰 두고 외출 / 심각한 도덕적 해이 도마 올라 / 당국 “방역 관련 위법 일벌백계”

자가격리 애플리케이션(앱)이 깔린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미술관과 복권방을 방문하거나 해열제를 먹고 발열체크기를 통과하는 일부 ‘양심불량’ 자가격리 대상자 때문에 코로나19 방역에 구멍이 나고 있다. 지자체들은 위반자들을 고발 조치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고 나섰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서 질병관리본부 국립검역소 직원들이 열화상 카메라로 승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군포시는 전날 자가격리 기간에 외출한 50대 확진자 부부와 자녀 등 일가족 3명을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들 부부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효사랑요양원의 첫 번째 사망자인 85세 여성의 아들과 며느리이다. 어머니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달 19일부터 2주간 자가격리됐다. 이후 지난 1일 검사에서 남편(58)이 확진됐고, 이틀 뒤인 3일 아내(53)도 확진돼 두 명 모두 성남시의료원으로 이송됐다.

그러나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과정에서 이들 부부가 수차례 외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남편은 14일 자가격리 기간 중 절반인 7일을, 아내는 6일을 외출했다.

특히 지난달 27일에는 아내의 차를 이용해 가족 3명이 경기 용인시에 있는 호암미술관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자가격리 앱 상으로는 자택으로 기록됐지만, 자동차 블랙박스 확인을 통해 미술관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들은 복권방이나 한세대, 당정역, 당동중학교, 김밥집, 은행 자동입출금기기, 물류센터 등을 자유롭게 출입한 것으로 드러나 심각한 도덕적 해이라는 지적이다.

천국제공항에 설치된 특별검역대에서 해외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휴대폰에 신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돕고 있다. 2작전사령부 제공

전북 군산시에서는 베트남 국적의 유학생 3명이 유원지인 은파호수공원으로 외출했다가 적발됐다.이들은 위치추적을 피하기 위해 자가격리 장소인 자신들의 원룸에 휴대전화를 두고 나가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러한 사실은 군산시 공무원이 유선전화 점검을 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담당 공무원은 이들 거주지를 방문해 이탈을 확인해 경찰에 소재 파악을 의뢰했다. 군산시는 자가격리 위반 사실을 법무부에 통보했고, 조만간 추방 여부를 결정한다.

부산 북구에 거주하는 53세 여성은 지난 3일 집에서 나와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을 산책했다가 부산시합동점검반에 단속됐다. 전남 목포에 살고 있는 38세 남성은 지난 1일과 2일 두 차례에 걸쳐 집 앞 편의점을 간 사실이 폐쇄회로(CC)TV로 확인됐다. 광주시에서도 최근 해외에서 입국한 A(29)씨가 지난 3일 택시와 KTX를 타고 충청지역으로 이동했다가 적발됐다. 이들 지자체는 무단 이탈한 자가격리 대상자들을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해외입국자가 해열제를 먹고 검역대를 통과한 사례도 발생했다. 미국에서 유학 중인 한 대학생(19·부산동래구)은 기숙사에서 머물던 지난달 23일부터 발열과 근육통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나타났지만, 비행기 탑승 전 해열제를 먹어 항공사 직원의 발열체크를 넘겼다. 해열제를 복용한 탓에 인천공항 입국 때도 검역대를 무사통과했다.

한편 해열제 복용 후 공항 검역을 피했다가 확진판정을 받은 사례와 관련해 방역당국이 이날 ‘일벌백계’ 방침을 밝혔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해열제 복용 사례는 국민의) 건강상에 막대한 피해를 일으키는 위법하고도 아주 잘못된 행동”이라며 “관련 법령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울산=이보람 기자·전국종합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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