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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하이가 신호탄?… 곳곳서 본격화하는 한국인 격리 움직임

입력 : 2020-02-26 06:00:00 수정 : 2020-02-25 22: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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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아닌 省 단위 조치 배경/ 사드 보복때처럼 비공식 채널 활용 中, 사실상 한국發 입국제한 본격화/ 산둥성 강제격리 조치 필두/ 옌지시 공항 전용 통로 구축/ 베이징도 2주간 격리 나서/ 아파트 단지 등 자체 격리도/ 관영언론, 韓 심각 상황 부각/ 여론 지지 확보 의도 분석
25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모니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주의 안내문이 표시되고 있다 . 뉴스1

중국 정부의 한국발 입국자 격리조치가 본격화하고 있다. 25일 산둥성 웨이하이시의 강제격리 조치가 신호탄이다. 한국 상황이 더욱 악화하면 중국 전역의 성·시(省市) 단위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일본에 대해 입국과 관련한 특별한 조치를 시행할 것이냐는 질문에 “중·일·한 삼국은 가까운 이웃으로 이웃 간에는 반드시 서로 돕고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중국은 양국과 함께 적절히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미 지방정부 단위에서는 입국제한 조치 실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두 달간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여온 중국 측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지만, 한국 정부로서는 “중국 눈치만 보다 뒤통수를 맞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웨이하이가 신호탄?… 곳곳서 본격화하는 격리 움직임

 

산둥성 웨이하이시의 조치는 사실상 한국 입국자에 대한 중국 측의 첫 입국제한 조치다. 산둥성은 서해를 두고 인천과 마주하고 있다. 한국 기업이 많이 있고, 한국인도 다른 지역보다 많이 산다. 현재 약 30만 중국 교민 중 6만여 명이 산둥성에 있다. 이 중 2만명이 웨이하이에 거주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시에서 “한국인만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하면서도 코로나19의 역유입 가능성을 경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지난달 29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 충남 천안시가 우호협력도시인 중국 웨이하이(威海)시 문등구로 보내는 마스크와 방호복 상자가 쌓여 있다. 뉴시스

문제는 이미 중국 곳곳에서 비슷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옌지시의 차오양촨 국제공항은 전날 한국발 항공편에 대해 전용 통로를 구축했다. 랴오닝성 선양과 다롄, 산둥성 칭다오 등도 비슷한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장쑤성 난징공항에서는 이날 오후 도착한 아시아나 항공편에서 발열 증상을 보인 중국 국적 승객이 발견되자, 같이 타고 온 40여명 가량의 우리 국민이 격리조치되기도 했다.

 

한국인 최대 밀집지역인 수도 베이징의 왕징도 24일부터 새롭게 한국발 입국자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를 했다. 중앙·지방 정부 정책과는 별도로 아파트나 건물 입주자들이 한국인 관리 방안을 만들어 시행하는 곳도 있다. 상하이와 항저우 등지에서 아파트 단지별로 주민투표를 통해 한국인 격리를 시작했다는 글들이 위챗 교민방에 올라오고 있다.

 

◆中, 사드 땐 “단체관광 금지 정부조치 아냐” 발뺌… 코로나19도 중앙정부 발표 없을 듯

 

중국은 2017년 2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경북 성주에 배치된 직후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했다. 그러나 중앙정부 공식문서 어디에도 단체관광 금지조치는 찾아볼 수 없다. 3년이 지난 현재도 중국 정부는 “취한 조치가 없기 때문에 해제할 조치도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한국 입국자 격리조치는 사드 사태 때와 유사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부 공식방침 없이 지방 성·시별로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 이럴 경우 사실상 입국제한의 효력이 발생한다. 홍콩 정부가 한국에 대해 적색 여행경보를 발령하고 입경을 금지한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 관영언론이 한국 상황을 상세히 보도하는 것도 심각성을 부각해 입국제한에 대한 여론 지지를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관영 환구시보는 서울 광화문 일대 르포 기사를 싣고 “코로나19로 한국이 겁에 질렸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5일 오후 6시(현지시간) 기준 중국 31개 성·시에서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508명, 71명 늘었다고 발표했다. 누적 확진자는 7만7658명, 사망자는 2663명이다. 신규 확진자는 이틀째 600명 이하로 줄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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