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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사러 연차 내고 가족 동원… 새치기하다 싸움도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0-02-24 20:22:18 수정 : 2020-02-24 20:3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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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판매현장 가보니 / 개장 전부터 고객 100여명 몰려 / “겨우 5장 구해… 우리가족 하루치” / 일부 약국 장당 4300원 받고 판매 / 정부 가격 폭등 대처 공언 ‘공염불’ / TK 긴급 공수 141만장 오전 완판
대구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엿새 만에 확진자 400명을 훌쩍 넘긴 24일 대구 북구 이마트 침산점 앞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대구=연합뉴스

“1개 얼마예요? 몇 개까지 살 수 있나요?”

24일 오전 9시40쯤 롯데마트 경기 수원 광교점. 개장 20여분을 앞두고 고객 100여명이 길게 줄지어 있었다. 혼자 온 고객보다는 삼삼오오 가족 단위 고객이 많이 눈에 띄었다. 개장 5분 전 출입문 셔터가 올라가자 순간 고성이 오갔다. 늦게 마트에 도착한 일부 고객이 ‘새치기’를 시도하려다 몸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마트 직원들은 먼저 온 고객 순서대로 매장이 아닌 계산대로 유도한 뒤 1인당 5매씩 마스크를 판매했다. 일부 ‘얌체 고객’은 가족들을 동원해 대량 구매해 갔다. 이날 마트가 준비한 마스크 800여장은 40여분 만에 동이 났다. 마스크가 동나자 고객들은 불안해했다.

한 여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곧 종식될 거라는 정부 발표에 안심했는데…”라며 걱정했다. 직장인 이모(35)씨는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오늘 하루 연차를 냈다”며 “가족이 4명인데 마스크는 5개밖에 구하지 못해 (가족들이 한 개씩) 하루 사용하면 없다”고 인상을 찌푸렸다.

마트 직원은 “문을 열기도 전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어서 놀랐다”며 “마스크가 정확히 언제 입고될지는 모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전국적으로 증가하면서 ‘마스크 대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마스크 대란을 우려해 매점매석과 가격폭등에 대한 강력한 대처를 한다고 공언했지만, 시장에서는 품귀현상을 빚고 가격은 폭등했다.

이날 롯데마트 광교점과 한 건물에 있는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는 물량 부족으로 마스크를 판매하지 못했다. 인근 약국 5곳도 마스크가 품절됐다. 하지만 한 곳의 약국에서 마스크를 살 수 있었는데, 가격은 장당 4300원에 판매됐다. 이 약국에는 꽤 많은 마스크가 눈에 띄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규모로 발생한 대구에서도 ‘마스크 구매 전쟁’이 벌어졌다. 이마트는 감염병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된 대구·경북 지역에 마스크 221만장을 긴급 공급했다. 이마트는 221만장 중 141만장을 이날부터 이마트 경산·감삼·만촌·반야월·성서·월배·칠성점 등 7개 대구·경북권의 점포, 트레이더스 비산점 등에서 판매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날 준비한 마스크는 오전에 모두 완판됐다”며 “오늘 구매하지 못한 시민들을 위해 80만장은 내일 판매한다”고 말했다. 이날 전국 마트와 편의점, 약국 등에서는 수많은 시민이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한편 전문가들은 마스크 구입 시 방역마스크(KF94, KF99) 착용을 권장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은 “병원 근무자는 감염원으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할 수 있게 KF94, KF99 같은 보건용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지만, 일반인의 경우에는 KF80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사용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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