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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병원 찾았지만 병상 못 구해…우한서 일가족 4명 안타까운 죽음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0-02-17 19:17:39 수정 : 2020-02-17 21:4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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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치료시기 놓쳐 /SNS서 부고장… 추모댓글 줄이어 / 차이신 “초기 환자 관리 소홀로 / 사망자 늘어나고 감염 확산 불러”
의료진이 중국 중부 후베이성 우한 적십자병원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우한=AF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옮은 중국인 일가족 4명이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17일 만에 잇따라 숨지는 비극이 일어났다. 중국 웨이보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이 가족의 부고장이 퍼지고 수백개의 추모 댓글이 달렸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후베이성 영화제작소 대외연락부 주임 창카이(常凱·55)와 그의 부모, 누나 등 4명이 코로나19로 잇따라 세상을 떠났다. 창카이의 부인은 현재 중환자실에 있다.

 

지인들의 전언에 따르면 창카이 부부는 부모를 모시고 살았다. 창카이의 아버지가 지난달 25일 발열과 기침, 호흡곤란 등 코로나19 감염 증세를 보여 여러 병원을 찾았지만 하나같이 병상이 없어 입원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창카이는 유서에서 “크게 실망하고 집으로 돌아와 침상에서 효도를 다하려 했지만 결국 사흘 만에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한을 품고 세상을 떠나시니 어머니도 심신이 지치고 면역력이 떨어져 곧바로 감염됐고, 아버지를 따라가셨다”고 전했다. 창카이의 아버지는 지난달 27일 숨졌고, 그의 어머니는 이달 2일 사망했다.

55세로 숨진 창카이. 출처 신경보

병마는 부모를 극진히 간호했던 창카이와 그의 누나까지 덮쳤다. 창카이는 “수일 동안 양친을 섬기다 보니, 바이러스는 무자비하게 사랑하는 아내와 나의 몸을 삼켰다. 여러 병원을 전전하면서 울며 애원했지만 이미 치료 시기를 놓쳤다”고 했다. 그는 “평생 아들로서 효도를 다했고,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했으며, 남편으로서 아내를 사랑했다. 내가 사랑한 사람과 나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영원히 이별을 알린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창카이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지 12일 만인 지난 14일 새벽 병원에서 사망했고, 같은 날 오후 그의 누나도 숨졌다. 일가족 4명이 17일 만에 코로나19에 희생됐다. 차이신은 “초기에 당국이 의심환자 관리에 소홀했던 것은 ‘위기에 처한 타조가 모래 속에 머리를 박는 식’의 정책”이라며 “이 때문에 많은 문제가 생겼다”고 비판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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