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장 비공개’ 공방 가열… 與내부 우려 목소리

황교안 “셀프 유죄 입증” 공세 강화 / 정의당 등 진보 성향 야당들 가세 / 민주당 “나쁜 관행에 제동” 방어속 / 與일각 ‘총선에 악영향’ 우려 시각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내 법무부 대변인실 사무실 ''의정관'' 개소식에 참석해 현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사건’ 공소장 비공개 결정이 정치권에서 난타당했다. 여당 내에서도 추 장관의 결정이 총선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부정선거 공소장이 정권 몰락 예언서라도 되는가, 이런 말이 나온다”며 “공소장을 기어이 꼭꼭 숨긴 것을 보면 이것이야말로 ‘셀프 유죄 입증’이 아닌가”라고 밝혔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공소장을 보면 부정선거의 몸통이 누구인지 삼척동자도 알 터이니 기를 쓰고 감추겠다는 것으로 ‘내로남불’의 끝판왕”이라며 추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진보 진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정의당 강민진 대변인은 논평에서 “타당성 없는 무리한 감추기 시도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며 “선거 과정에 국가 최고 권력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명백하게 진상 규명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대안신당 최경환 대표는 “이미 사문화된 ‘검사동일체’ 개념을 들고나온 윤석열 검찰총장이나, 국회법 등에 규정돼 있는 자료 요청 권한을 법무부 훈령을 핑계로 무시한 ‘법·청(法·靑) 동일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나 도긴개긴”이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하러 가기 위해 이동하고 있던 중,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법무부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울산 사건 관련 자료제출 요구에 대해 공소장 요약본을 제출했다”며 “요구에 응해 공소장이 제출되면 바로 의원실을 통해 언론에 공개되는 ‘나쁜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추 장관의 비공개 방침이 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한 중진 의원은 “피의사실들 정리해놓은 게 공소장이고 재판 시작하면 다 공개되는 것인데, 지금 와서 피의자 명예훼손을 거론하며 공개하지 말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추 장관이)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방문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과 만난 뒤 청사를 나서면서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인재영입 4호인 고검장 출신 소병철 순천대 석좌교수도 이날 절차상의 아쉬움을 표시했다. 소 전 고검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추 장관의 방향은 좋다”면서도 “여론을 수렴해서 어떤 범위에서 공개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 국회와 협의가 있었더라면 좋은 취지가 논란에 덜 휩싸였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귀전·최형창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