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도입되자 배달원 3.3만명 증가…‘업무 자율성’ 만족”

배달 대행 어플리케이션이 도입된 뒤 약 3만3000명의 배달원이 추가로 고용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행 배달원은 업무 자율성, 노동 시간 등을 장점으로 꼽았지만, 안전 문제에는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가 13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한 ‘2019년 고용영향평가 결과 발표회’에서는 이같은 내용의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고용영향평가는 정부 정책이 일자리의 양과 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평가해 정책적 보완점을 도출하는 제도다. 올해 점검 대상에 오른 정책은 28개로, 한국노동연구원과 한국노동경제학회가 평가에 참여했다.

이날 한국노동연구원 김영아 연구원은 최근 음식 자영업 분야에서 배달 대행 앱 이용이 급증함에 따라 음식 자영업과 배달원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배달 대행 앱이 도입되면서 배달원 고용이 약 3만3000명 늘어났다. 전체 배달원 종사자 규모는 약 13만명이며, 배달원 10명 중 6명(64%)은 배달 대행업체에 고용된 배달원이다.

대행 배달원 300명을 대상으로 만족도 설문조사(5점 만점)를 벌인 결과, 배달원들은 ‘일할 때의 자율성’(3.56점), ‘소득 수준’(3.32점), ‘노동 시간(3.30점)’ 등에서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높았다. 심층 면접에 응한 배달원들은 상호 간 및 점주와의 업무 관계가 수평적이며 휴식시간 선택이 자유롭고 일한 만큼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점 등을 장점으로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작업 중 안전’(2.54점), ‘발전 가능성’(2.92점) 등은 만족도가 3점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을 늘리기 위해 더 많은 배달 건수를 소화하려다 보니 위험한 주행을 시도하게 됐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이와 관련 “배달원들은 사업주의 산재보험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산재보험 적용 대상인데, 배달원 절반(56%)가량이 설문조사에서 이같은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응답했다”며 관련 규정에 대한 정부 차원의 홍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정부가 지원·육성 중인 데이터 산업 정책에 대한 점검 결과도 공개됐다. 해외동향분석 전문업체인 넥스텔리전스의 오상훈 연구원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은 데이터 산업과 데이터를 활용하는 일반산업의 고용에 모두 영향을 줄 것”이라며 “2023년까지 빅데이터 이용 기업 비율이 9.9까지 상승하면, 5년간 총 7만9000∼15만9000명의 고용이 창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 연구원은 “단, 장기적으로 빅데이터와 인공 지능 기술이 융합하는 단계의 기술 발전이 이뤄지면 자동화·무인화가 확산해 고용 대체 발생 가능성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중소기업 기술 탈취 근절 대책 관련 고용 효과도 공개됐다. 정책 목표대로 중소기업이 개발한 특허·기술을 탈취당할 확률을 낮추고 기술 탈취 발생 시 기업이 입는 손해를 줄일 경우 3년간 중소기업 전체 매출이 4.4%, 고용이 2.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중소기업 전체 고용 규모를 고려해 환산하면 약 16만3000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를 담당한 이상원 인하대 교수(경제학과)는 “사전·사후 정책의 유기적 연결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사전적으로는 기업 내부의 제도 개선, 교육, 물적 투자 및 정부의 컨설팅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사후적으로는 법적 비용 저감을 위해 1단계인 기술분쟁조정위를 활성화하고 시간·비용을 고려한 효율적인 법적 구제 제도를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동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