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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균아, 미안하다”…김용균 25번째 생일 기리는 추모 문화제

입력 : 2019-12-06 23:00:00 수정 : 2019-12-06 20:5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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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균아, 미안하다. 우리가 더 열심히 싸울게.”

 

지난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고로 숨진 고(故) 김용균씨의 25번째 생일인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김씨를 추모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고 김용균 1주기 추모위원회’ 주최로 마련된 이날 추모식은 영하 6도의 강추위에도 동료와 시민 수십여명이 참석해 온기를 나눴다. 자리를 함께한 김씨의 동료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일하다 죽지 않는 세상,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자”고 다짐했다.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중 사고로 숨진 고(故) 김용균 씨의 1주기를 나흘 앞둔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추모 행사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한국발전기술지부 태안화력지회 지회장은 지난해 첫 직장에서 생일을 맞은 김씨를 회상하며 “1년 전 그때가 어제 같은데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 지회장은 “사람 목숨보다 이익을 추구하는 잘못된 구조적 문제로 현장에서는 지금 이 순간도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두컴컴한 곳에서 손전등 하나 의지하며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용균이, 너의 피로 만들어진 ‘위험의 외주화 금지’, 선후배 노동자들 바라던 ‘직접 고용’ 등을 위해 열심히 투쟁하고 싸워서 꼭 이루겠다고, 너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하겠다고 약속할게”라고 다짐했다.

 

김수억 금속노조 기아차비정규직지회장은 “이제 많은 이들이 김용균의 죽음에 대해 ‘김용균들’이라고 부른다”며 “김용균을 살려내라는 게 아니라 김용균들을 더는 죽이지 말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회장은 “일하러 나갔던 내 부모와 아이가, 내 친구 혹은 동료가 다시 환히 웃으며 집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 이것이 2019년 노동자들의 절규이고 외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분향소에는 김씨의 생일을 기리는 의미의 생일 케이크가 놓였다. 케이크에 불을 붙인 김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은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이렇게 광화문 광장에 나와서 싸워야 할 이유는 (아들과 같은 죽음을 막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지난 1년 동안 그렇게 싸웠는데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동료들은 김씨가 생전에 좋아하던 가수 나얼의 음반을 선물하고 ‘우리가 정규직화 꼭 만들게’라는 다짐을 쪽지에 썼다.

 

추모위원회는 이날 문화제에 이어 토요일인 7일에는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김용균씨의 1주기 추모대회를 연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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