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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어선 오징어 싹쓸이… 성난 동해안 어민들

입력 : 2019-12-04 19:20:56 수정 : 2019-12-04 19: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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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수역서 남하 오징어 씨 말라 / 포항·울릉도 어선 출어포기 속출 / 어획량 급감에 ‘금징어’ 사태까지 / 어민들 “특별해상재난지역 선포 / 생계 대책 마련하라” 정부에 촉구
오징어잡이 전진기지인 포항 구룡포항에 오징어채낚기 어선들이 출어를 포기한 채 정박해 있다.

동해안 오징어의 씨가 마르고 있다. 동해안 지자체와 어민들은 “중국 어선들이 북한 수역에서 남하하는 오징어를 싹쓸이 조업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4일 포항수협과 구룡포수협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 포항지역 2개 수협을 통한 오징어 위판실적은 741t, 위판금액 73억9600만원이었으나 올해 11월에는 79t, 7억9000여만원에 그쳤다. 울릉도의 오징어 위판량도 2010년 2963t, 2011년 3650t이었으나 차츰 줄어서 2016년 1035t, 2017년 985t, 2018년 842t이었다. 올해는 현재까지 606t에 그치고 있다.

포항, 울릉도뿐 아니라 경북 동해안 전체 오징어 생산량도 계속 줄고 있다. 2016년 경북 동해안의 전체 오징어 생산량은 4만4203t에 달했지만 2017년 2만7427t, 2018년 1만5903t으로 해마다 대폭 감소하고 있다.

동해안 오징어가 흉어를 보이면서 포항 구룡포수협과 포항수협의 활오징어 1마리 경매 가격이 6000~7000원 선에 위판되고 있으며 소매가격은 1마리에 1만2000원까지 거래되는 등 ‘금징어’가 되고 있다. 오징어를 사기 위해 시장을 찾았던 소비자들은 발걸음을 되돌리고 있다.

동해안에서 오징어가 잡히지 않자 출어를 포기하는 어선들이 늘어나고 있다. 구룡포 앞바다를 비롯한 동해안 연안에는 오징어 씨가 말라 버려 상당수 어선이 외국인 선원들과 함께 대화퇴나 독도 인근까지 출어하지만 인건비와 유류비용을 맞추기에도 급급한 실정이라고 어민들은 하소연하고 있다. 구룡포항에는 오징어 채낚기어선 80여척이 있지만 이 가운데 출어는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5∼6척만 출어하고 나머지 어선들은 항구에 정박해 있다.

울릉도 사정도 마찬가지다. 울릉도 전체 169척의 오징어잡이 어선 가운데 130척 정도는 10월부터 출어조차 못했다. 그동안 도동항에서 오징어채낚기 어선들이 몇 차례 출어했지만 유류비용도 건지지 못하고 허탕 치는 바람에 다른 어민들도 출어를 기피하고 있다.

동해안 어민들은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에 따른 어족자원 고갈로 동해안 어민들의 피해가 심각하다며 정부가 동해안을 ‘동해해역특별해상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어민 생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울릉군은 오징어 어획 부진으로 어업인들의 생존권이 위협받자 지난 3일 국회에서 박명재 의원 주재로 울릉 어업인의 생존권 확보를 위한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울릉 어업인 총연합회는 ‘울릉 어업인 생존권 보장을 위한 건의문’을 통해 “최근 대형화된 중국어선의 북한 수역에서의 싹쓸이 조업으로 울릉도 오징어 어획량이 급감해 울릉 어업인들의 어업환경이 심각한 만큼 어업인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강력 건의했다.

김성호 우리바다살리기 중국어선 대책추진위 부회장은 “2002년 중국어선이 북한에서 오징어를 잡기 시작해 처음에는 200척이던 것이 2008년 800척, 2013년 1200~1400척, 최근에는 최대 2000여 척이 입어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포항=글·사진 장영태 기자3678jy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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