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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거주 女 43% ‘디지털 성범죄’ 겪었다

입력 : 2019-12-03 06:00:00 수정 : 2019-12-02 23:5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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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여성 3678명 인식 조사 / “피해 직접 경험하거나 목격” 응답 / 3명 중 2명 “관계기관 도움 안돼” / 80% “예방하려면 처벌 강화해야” / ‘디지털 민주시민’ 모니터링 결과 / 신고 건수 12개 사이트서 2506건 / 불법 촬영물 유통·공유 34% 최다
박원순 서울시장(왼쪽)이 2일 시청에서 열린 ‘온 서울 세이프 프로젝트’ 출범식에서 기념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서울에 사는 여성 10명 중 4명은 디지털 성범죄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피해 여성 3명 중 2명은 아무 대응을 하지 못했다. 가해자 처벌이 불확실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게다가 관계 기관에 신고·상담 등을 접수한 여성들조차 3명 중 2명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처벌이 미약했기 때문이다. 여성 10명 중 8명은 디지털 성범죄를 예방하려면 가해자 처벌 강화가 필수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시는 서울여성가족재단과 지난달 15∼27일 서울에 사는 여성 367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디지털 성범죄 피해를 직접 경험하거나 목격했다’는 응답자가 43%(1581명)에 달했다고 2일 발표했다.

이 중 직접 피해자는 14%(530명)였다. 연령별로 보면 20∼30대의 피해 경험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 직접 피해 유형은 ‘원치 않는 음란물 수신’이 47.5%로 가장 많았다. 이어 ‘특정 신체 부위 사진 전송 요구’(30.4%), ‘특정 신체 부위 노출 요구’(25.9%), ‘성적 모멸감이 느껴지는 신체 촬영’(19.8%), ‘성적 행위가 찍힌 영상 및 사진 무단 유포’(17%) 순이었다.

직간접 피해를 당한 후 신고 등 대응을 했다는 응답자는 7.4%에 그쳤다. 특히 직접 피해자의 66.6%(353명)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무대응 이유로는 ‘처벌의 불확실성’(43%)을 가장 많이 꼽았다. ‘번거로운 대응 절차’(37%), ‘대응 방법 모름’(35%), ‘피해 사실이 알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31%)도 주요 이유였다.

피해자들이 택한 대처법으로는 온라인 서비스 이용 중단, 가해자에게 삭제 요구, 경찰 신고, 센터 상담접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신고 등이 있었다. 그러나 직간접 피해 여성 중 이런 대응이 도움이 됐다는 응답은 33.6%에 불과했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이유로는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미약해서”(42%)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 때문에 조사 참여 여성들은 가해자 처벌 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디지털 성범죄가 발생하는 원인으로 “처벌이 약한 점을 악용해 쉽게 범죄를 행하기 때문”(75.6%)을 들면서 이를 예방하려면 “처벌 강화를 위한 법제 정비”(78.5%)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서울시민 모니터링단인 ‘디지털 민주시민’ 753명이 지난 10월 말부터 5주간 12개 사이트 4473건을 모니터링한 결과 디지털 성범죄 신고 건수가 2506건에 달했다. 유형은 ‘불법 촬영물 유통·공유’가 1256건(34%)으로 가장 많았다. 동의 없이 유포·재유포 1122건(30%), 불법 촬영물 618건(17%), 성적 괴롭힘 362건(10%), 사진합성 255건(7%) 순이었다.

서울시는 디지털 성범죄가 심각함에 따라 서울지방경찰청, 서울시교육청,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한국대학성평등상담소협의회 4개 단체와 ‘온 서울 세이프(On Seoul Safe)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우선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를 지원하는 온·오프라인 플랫폼 ‘온 서울 세이프’를 개설했다. 이곳에서는 온라인 익명 상담부터 고소장 작성, 경찰 진술 동행, 소송 지원, 심리상담 연계까지 피해구제 전 과정을 일대일로 지원한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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