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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확정' 정계원로, 소아암 환아에 형사보상금 전액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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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2-01 18:00:00 수정 : 2019-12-01 17: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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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경대 前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부의장 / "국회의원 5번 뽑아준 제주도민에 감사"
현경대 전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서상배 선임기자

제주 출신의 정계 원로인 현경대(80)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평통) 수석부의장이 고향의 소아암 환아들 치료를 후원하고 나서는 등 연말 기부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마침 현 전 수석부의장은 지난해 무죄 확정 판결을 계기로 정부에서 받은 형사보상금 전액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져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이다.

 

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현 전 부의장은 최근 사단법인 제주특별자치도 백혈병소아암협회(협회장 손태일)에 797만1000원을 기부했다. 이 협회는 백혈병, 소아암, 희귀병, 난치병 등으로 고통받는 제주지역 환아들의 심리, 사회정서 및 치료 지원 등 사업을 하는 단체다.

 

800만원에서 2만9000원이 빠진 797만1000원이란 독특한 액수가 눈길을 끈다. 여기엔 한 가지 사연이 있다.

 

현 전 수석부의장은 2015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불구속 기소됐다가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최종 확정됐다. 이 사건 1심 재판을 담당했던 의정부지법은 최근 “국가가 현 전 수석부의장에게 797만1000원의 형사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형사보상이란 범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기소됐으나 무죄가 확정된 피고인한테 국가가 ‘사죄’의 의미로 그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쓴 변호사 비용 등을 보상해주는 제도를 뜻한다.

 

결국 그의 이번 기부는 ‘무죄 확정으로 누명을 벗고 명예를 회복했으니 받은 보상금은 전액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셈이다.

현 전 수석부의장은 평소 소아암 환아 지원에 큰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우리’는 최근 자선 골프대회에서 모금한 1000만원을 역시 제주도 백혈병소아암협회에 후원금으로 기부한 바 있다.

 

고향을 위한 현 전 수석부의장의 기여는 이뿐이 아니다. 1999년 부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 사재 등 2억원을 출연, 아내 이름을 딴 장학회를 설립하고 20년간 제주도내 목사의 고등학생 및 대학생 자녀에게 장학금을 지급해왔다. 장학기금이 고갈되지 않도록 지금도 매년 1000만원씩 추가로 사재를 출연하는 중이다.

 

현 전 수석부의장은 1965년 제5회 사법시험 합격 후 10여년 동안 검사로 일하다 1980년대 들어 정치권에 입문했다.

 

1981년 11대 총선 당시 제주도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것을 시작으로 12대(1985∼1988), 14대(1992∼1996), 15대(1996∼2000)에 이어 16대(2000∼2004)까지 국회의원 5선을 기록했다. 특히 14대 국회에선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 여당인 민주자유당(현 자유한국당) 원내총무 등을 맡았다. 박근혜정부 시절엔 평통 수석부의장(의장은 대통령이 겸임)을 지냈다.

 

최근 세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정치 인생에서 아쉬운 점이 없느냐”는 질문에 “정치권에서 일할 수 있었던 것을 보람으로 여기며 그만하면 됐다”는 말로 자신을 다섯 번이나 국회의원으로 뽑은 제주도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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