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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들 ‘발동동’…업계는 '비상'… 철도노조 총파업 첫날 '대혼란'

입력 : 2019-11-21 06:00:00 수정 : 2019-11-21 11: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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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화물열차 30∼70% 감축 운행 / 70대 “재발권만 수십분 걸려 불편” / ‘대입 수시’ 상경 수험생도 대혼란 / 코레일 “무료 환승 등 조치할 것” / 철도 의존 시멘트업계 공급 차질 / 노조, 인력 4000명 충원 등 요구 / 당국 “산정 근거 없인 검토 불가”
철도노조의 무기한 총파업 첫날 대구 동구 동대구역 대합실에서 코레일 관계자들이 철도노조 파업에 따른 일부 열차 운행 중지 등을 알리는 안내문을 한 시민이 보고 있다. 뉴시스

“예매했던 열차가 운행 중지돼서 앞으로 두 시간은 더 기다려야 해요.”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총파업에 돌입한 20일 서울역에서 만난 김모(72)씨는 파업으로 운행 중지된 열차표를 다른 열차표로 바꾸기 위해 기다리며 불만을 표했다. 이번 파업에는 역사 내 발권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자회사 노조도 동참한 탓에 김씨는 재발권에만 20분 넘는 시간을 소비하기도 했다. 김씨는 “시민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철도파업이 불편할 따름”이라며 “이른 시일 내에 종료되길 바란다”고 토로했다.

경남 창원으로 향하던 대학생 김모(21)씨는 “원래 광명역에서 출발하는 열차표를 구매했다가, 파업 때문에 운행 중지돼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로 급하게 바꿨다”며 “젊은 사람들은 중단 현황을 앱 등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어르신들은 확인이 어려워 많이 불편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철도노동조합 조합원이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 파업 출정식에서 손바닥 도장을 찍은 총파업 깃발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철도노조의 무기한 파업 선언으로 KTX와 광역전철, 새마을호·무궁화호 등 여객열차와 화물열차가 30∼70% 감축 운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입 수시 논술과 면접고사를 치르기 위해 상경해야 하는 수험생들의 불편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화물열차를 이용하는 관련 업계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파업 첫날에는 동원 가능한 인력을 이용객이 집중된 출퇴근 시간대 수도권 전철과 KTX 위주로 투입하면서 전국 화물열차 운행률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KTX 강릉선 화물열차의 경우 하루 33회 운행에서 4회 운행으로 급감하기도 했다.

특히 철도를 통한 물류 수송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시멘트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수도권 내 재고를 비축하는 등 대비책을 마련했음에도 파업이 장기화하면 전국의 시멘트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시멘트 업계는 2016년 철도노조가 장기 파업에 돌입하면서 한 달여 만에 300억원가량의 피해액이 발생했다고 추산한 바 있다. 시멘트를 이용하는 레미콘 업계와 건설현장도 파업 진행 상황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철도노동조합이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 20일 서울역 4호선 승강장이 지하철을 이용하려는 시민들로 혼잡을 빚고 있다. 뉴시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앞으로 이어질 대입 수시 등을 위해 상경하는 수험생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코레일은 이날 “수험생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열차 출발이 지연되거나, 운행 도중 지연이 예상될 경우 선행 열차로 무료 환승해주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수험생이 탑승한 열차가 지연 운행하면, 하차 역에 미리 연락해 시험장까지 긴급 수송하도록 경찰 등과의 협조 체제도 갖출 계획이다.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는 이날 오후 서울역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4조 2교대’ 근무제를 내년부터 시행하기 위한 인력 4000명 충원과 총인건비 정상화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그간 철도 노동자들은 철도 안전과 공공성 강화, 노동조건 개선, 차별폐지를 위해 투쟁했고, 철도공사와 정부가 합의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경욱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인력 충원에 대해 “산정 근거나 재원 대책 없이 증원하면 국민 부담이 있다”며 “증원이 필요한 구체적인 내역, 산정 근거, 재원 대책이 함께 있어야 검토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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