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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의 투쟁은 다르다?…‘귀족 농성’·‘약자 코스프레’ 쓴소리도

입력 : 2019-11-20 16:19:01 수정 : 2019-11-20 16: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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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0일 오후 3시 15분부터 무기한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황 대표가 정치권에 발을 들인 지 불과 10개월여 만에 삭발, 1인 시위에 이어 단식까지 시도한 것이다. 그의 단호한 통첩과 별개로 일각에선 이번 단식 투쟁도 그간 선례와 비슷하게 ‘귀족 농성’으로 끝맺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뉴시스 제공

◆경찰의 보호 속에 진행한 1인 시위

 

황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에 항의하면서 1인 시위를 했을 때도 시위의 진정성과 상관 없이 구설에 휘말렸다. 일반인과 다르게 지나친 보호 속에 시위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지난 9월 몇 차례 서울 광화문 광장과 서울역 등에서 약 1시간씩 1인 시위를 했다. 당시 황 대표는 안전상의 이유로 경찰들에 둘러싸여 보호를 받으며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기자들의 취재 속에 지지자들이 근처에서 황 대표에게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일반인의 고독한 1인 시위와는 차별화된 모습이었다.

 

◆전문 미용사가 ‘투블럭’ 연출했던 삭발식

 

황 대표는 제1야당 대표로선 이례적으로 삭발도 감행했다. 황 대표는 지난 9월16일 오후 5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조 장관 임명 강행을 규탄하며 삭발식에 동참했다.

 

당시 황 대표의 삭발을 도울 미용사가 등장해 전동 이발기계를 이용해 황 대표의 왼쪽 부분부터 정성스레 머리를 밀었다. 미용사는 중간중간 황 대표의 얼굴에 묻은 머리카락을 털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의 머리카락이 잘라져나갈 때마다 연신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터졌다. 

 

삭발 도중 윗머리만 남았을 땐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투블럭’ 머리 스타일과 비슷한 모습이 되기도 했는데 이때의 사진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며 황 대표의 입지를 또 한 번 넓혔다. 연출을 위해 당시 일부러 실력있는 미용사가 옆머리부터 자르도록 했다는 당 관계자의 전언도 나왔다. 이 때문에 황 대표의 삭발식은 노동자 등이 목숨을 건 투쟁을 위해 서툰 솜씨의 동료가 서로의 머리를 깎는 ‘눈물의 삭발’과는 거리가 멀다는 씁쓸한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정부의 총체적 국정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고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기 위한 단식 투쟁’에 앞서 발언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약자 코스프레… 애들이 뭐 사달라고 협박하는 것과 비슷”

 

황 대표의 이번 단식을 놓고도 비슷한 비판이 제기된다. 청와대 앞에서 제1야당의 대표가 단식 농성을 하는데 의전이 없을 수 없다는 의구심이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은 20일 황 대표의 단식 투쟁 선언을 ‘약자 코스프레’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 전 의원은 “이렇게 약자 코스프레를 하는데 어느 보수 유권자가 귀를 기울이겠는가”라며 “하는 짓이라고는 애들이 엄마한테 뭐 사달라고 할 때 굶을 거라고 (협박)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도 이날 “황 대표가 21세기 정치인이 하지 않아야 할 세 가지 ‘단식, 삭발, 의원직 사퇴’ 중 두 개 이행을 돌입한다”며 “의원이 아니기에 의원직 사퇴는 불가능하지만 당대표직 사퇴 카드만 남게 된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지난 9월 황 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들이 릴레이 단식에 나섰을 때 “21세기 국회의원이 안 해야 할 ‘3대 쇼’가 있다. 첫째는 삭발, 두 번째는 단식, 세 번째는 의원직 사퇴”라며 “삭발해도 머리는 길고, 단식해도 굶어 죽지 않고, 의원직 사퇴한 사람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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