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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음 들리더니 로켓처럼 150m 질주”… 순식간에 ‘아비규환’ [뉴스 투데이]

입력 : 2025-11-13 19:00:00 수정 : 2025-11-13 18:28:07
부천=강승훈·윤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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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제일시장서 트럭 돌진 사고

목격자 “본인 점포에 물건 내린 뒤
후진으로 차량 빼더니 갑자기 돌진”
평일 오전 보행자 많은 시간대 발생
가판대 정리하던 상인들 크게 다쳐

경찰, 긴급체포… 음주·약물은 안 해
의식저하 등 증상 ‘모야모야병’ 앓아

13일 차량 돌진으로 2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부천시 제일시장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로 활기를 띠었을 시간이었지만, 2명이 목숨을 잃는 등 순식간에 벌어진 사고로 현장은 참혹한 모습이었다. 트럭이 치고 간 자리에는 매대 잔해가 여기저기 흩어졌고, 곳곳 점포의 외부 진열대도 여럿 파손됐다. 시장 골목으로 깊숙이 진입한 트럭으로 인도 구조물까지 망가졌다.

이곳에서 만난 이들은 쉽게 말문을 열지 못했다. 한 상인은 “오전 11시가 조금 되지 않은 시간에 수산물가게를 운영하는 아저씨가 아침에 받아온 물건을 본인 점포에 내린 뒤 후진으로 차를 빼려고 한 것 같다”며 “그 순간 갑자기 굉음이 들리더니 트럭이 로켓처럼 달려 나갔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다른 시민은 “부상한 사람들이 미처 피할 겨를도 없을 정도로 빨랐다. 이후 주위를 보니까 마트 인근으로 한 할머니가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었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부상자 이송 13일 경기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 제일시장에서 1t 트럭이 시장 골목으로 돌진해 사상자 20명이 발생한 가운데 사고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부상자들을 긴급 이송하고 있다. 부천=뉴스1

◆순식간에 아비규환 된 재래시장

이날 찾은 제일시장은 일반 시민 접근이 통제된 가운데 바닥 곳곳에 매대 잔해와 피해자들 혈흔이 남아 있었다. 한 횟집에서는 피해자 것으로 추정되는 안경이 수조에서 발견됐다. 5년째 횟집을 운영 중이라는 박모(56)씨는 “안에서 일하고 있는데 쿵 소리가 나서 나왔더니 이미 차는 가게를 지나쳐 달리고 있었고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다”며 “부근에 쓰러져 있는 사람이 순간적으로 본 것만 10명 정도 됐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가해 운전자는 이날 자신의 생선가게에서 상품을 옮기려고 시장 내에 들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보통 가게 문을 열기 전 일찌감치 트럭들이 들어와 물건을 내리는데 그땐 시장 안에 손님이 없다”며 “오늘은 무슨 일인지 몰라도 트럭이 늦게 왔던 것 같다”고 당시를 전했다.

파란색 1t 트럭은 시장 아케이드 입구 부근에서부터 출발해 끝 지점에 있는 한 점포 매장을 들이받고서야 멈췄다. 채소가게 주인 김모(78)씨는 “손님이 무를 사러 와서 맞이하러 가고 있는데 트럭이 손님과 손바닥 한 뼘 거리를 두고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옆 분식점에서 일하는 이는 매대에 치이면서 다쳐 병원에 실려 갔다”고 말했다. 김씨는 “청심환을 두 개 먹었는데 아직도 가슴이 벌렁벌렁하다. 사람들이 피투성이 돼서 쓰러져 있는데 누가 안 놀라겠냐”고 덧붙였다.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은 트럭이 시장 안으로 그대로 돌진해서다. 평일 오전에도 보행자가 많은 시간대여서 피해가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상인들은 트럭이 들어설 시점에 가판대를 정리 중이어서 부상 정도가 심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트럭은 약 28m를 후진한 뒤 다시 150m가량 직진하며 보행자들을 쳤다. 직진 100m 지점에서 가장 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 피해자들 중에는 시장 상인과 장을 보러 온 시민들이 다수 포함됐다.

◆“오가는 사람 많아 인명피해 키워”

부천 오정경찰서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상 혐의로 트럭 운전자 60대 A씨를 긴급 체포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음주 상태가 아니었으며, 약물 간이시약 검사에서도 음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가 주장하고 있는 급발진 여부에 대해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차량 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또한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등 절차도 진행할 방침이다.

경찰은 A씨가 페달 오조작으로 사고를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의 소변을 채취해 살펴봤을 때 음주 수치는 확인되지 않아 브레이크·가속 페달 오조작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당일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트럭이 갑자기 빠른 속도로 돌진하면서 매대와 시장 이용자들을 충격하는 모습이 나온다.

13일 경기 부천 오정구 원종동 제일시장에서 A 씨가 몰던 1톤 트럭이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해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뉴스1

경찰은 이와 관련해 A씨가 모야모야병을 앓고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야모야병은 뇌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는 질환으로 두통과 구토, 의식저하, 일시적 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A씨 가족은 “2∼3년간 치료를 받긴 했지만 평소 운전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부천 제일시장은 부지면적이 1만9023㎡ 규모로 오정구에 있는 재래시장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동서남북 4개 구역으로 나눠 상인들이 영업 중이다. 1981년 자발적으로 생겨났다가 2006년 등록시장으로 인정됐다. 점포 161개소에서 390여명이 종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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