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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대출규제에 ‘뉴노멀되는 월세’… 올 100만건 돌파 [뉴스 투데이]

입력 : 2025-08-17 19:00:00 수정 : 2025-08-17 18:41:40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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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월 전국 임대차 거래 분석

최근 3년 동안 80만건대서 급증
전세 비중 38%… 첫 30%대 하락
서울지역 월세 비중 64%나 차지
아파트는 월세 수요가 공급 넘어
월세 상승 추세 23개월째 이어져
주거취약계층 부담 증가 우려 커

올해 1∼7월 전국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거래량이 100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전세사기 여파 등으로 월세로의 전환이 본격화한 데다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 예금 금리 하락 등이 겹치며 ‘전세의 월세화’는 더 빨라지는 양상이다. 거래량 증가와 함께 월세 상승 추세도 이어지자 주거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주거비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예금 금리 하락과 전세 매물 급감 등으로 인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전국의 월세 거래량이 100만건을 넘어섰다. 17일 서울시내 부동산에 월세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뉴시스

17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전국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주택 임대차 계약 중 월세를 낀 계약은 이날 집계 기준 105만6900건에 달한다. 확정일자 정보가 제대로 취합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1∼7월 기준 가장 많은 수준이다.

 

보증부 월세를 포함해 월세가 낀 계약은 2022년 84만3078건, 2023년 83만8772건, 지난해 83만2103건으로 모두 80만건대에 그쳤으나 올해는 이미 100만건을 넘어섰다.

월세 거래량 급증에 따라 전체 임대차 거래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고, 월세가 늘어나는 흐름 역시 지속하고 있다. 2021년 당시만 해도 전국적으로 월세가 낀 계약 비중은 1∼7월 기준 42.5%에 머물러 전세가 더 큰 비중을 차지했으나, 2022년 51.0%로 절반을 넘은 뒤 계속 늘어나 올해(61.9%)에는 처음으로 60%대에 진입했다. 전세 비중은 올해 38.1%에 그치면서 처음 30%대로 떨어졌다. 특히 서울에서는 올해 1∼7월 월세와 전세의 비중이 각각 64.1%, 35.9%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6·27 대책에 ‘월세화 가속’ 전망

최근 몇 년간 전세의 월세화가 심화한 데는 전세사기가 큰 영향을 미쳤다. 2022년 역전세난과 전세사기가 사회 문제로 비화하자 전세 대신 월세로 눈을 돌리는 세입자들이 늘었다. 여기에 예금 금리 인하로 집주인들도 전세금을 받아 운용하기보다 월세로 전환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점 등이 월세 계약 증가를 이끌었다.

시장에선 수도권의 경우 이미 월세 계약 전환 추세가 뚜렷했던 상황에서 ‘6·27 대출 규제’로 전세 매물이 급감하며 월세화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고 본다.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 대출이 금지된 데다 주택 구입 목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6개월 내 전입 의무가 부과돼 전세 매물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KB부동산의 주간 아파트 시장 동향에 따르면 이달 11일 조사 기준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52.0으로, 2021년 10월18일(151.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0∼200 범위 이내로 산출되는 전세수급지수는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부족’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여기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의 전세자금대출 보증 비율이 80%로 줄고, 시중은행 또한 전세대출을 막거나 축소하는 분위기가 되면서 세입자들도 점차 전세에서 월세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KB경영연구소는 ‘8월 주택시장리뷰’에서 “전세대출 보증 한도 축소로 반전세 및 월세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전세가격 상승 및 저금리로 인한 반전세 수요 증가로 아파트의 월세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도 지난 8일 보고서에서 “금융 및 은행권의 여신 심사 강화로 전세자금대출의 제약이 커지면서 전셋집을 구하기 어려워진 실수요층의 자금 조달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최근 서울 아파트의 경우 월세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월세수급지수는 103.2로, 2021년 10월(110.6)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수급지수가 100을 넘으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셋값 상승과 매물 부족으로 반전세 등 월세로 떠밀린 수요자들이 늘어나면서 월세 수요 우위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월세 상승세에 취약층 주거비 우려

문제는 월세 거래량 증가와 더불어 월세가 동반 상승하며 세입자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원 조사 결과 지난 6월 전국 주택 월세통합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06% 오르며 2023년 8월 상승 전환한 이래 23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KB부동산의 ‘KB아파트 월세지수’를 보면 7월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전월 대비 0.66% 오른 127.4로,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15년 12월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에서 “지난해 이후에는 금리 하락에 따라 월세 전환이 늘어나고 주요 월세 매물인 비아파트 공급도 급감해 월세 상승세가 지속하고 있다”며 “올해 중 입주물량 부족과 소형주택 급감으로 전월세 가격은 계속 상승할 전망”이라고 짚었다.

백 책임연구원은 “전세 수요가 반전세, 월세시장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확대되면 주거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주거비 상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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