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李 “北 흡수통일 안해”·“日은 이웃” 천명…북·일도 호응하라 [논설실의 관점]

관련이슈 사설 , 논설실의 관점

입력 : 2025-08-15 14:22:11 수정 : 2025-08-15 14:22:10

인쇄 메일 url 공유 - +

北 민족담론 경계∙日 야스쿠니 참배
9·19 합의 복원 남남갈등 유발 우려
여야 상생의 정치, 말보다 행동 중요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5.08.15. photocdj@newsis.com

이재명 대통령이 광복절 제80주년 경축사에서 “현재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 행위를 할 뜻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선언했다. ‘북측 체제’ 존중이란 언급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두 개 국가론을 정면 배격하지 않는 동시에 남북이 ‘평화적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의 특수관계’라는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의 정신을 강조함으로써 장차 민족통일을 포기할 수 없음도 분명히 했다. 특히  북한이 2023년 11월 전면 파기를 선언하고 우리도 지난해 6월 전면 효력을 정지한  9·19 남북군사합의의 선제적·단계적 복원도 천명했다. 이재명정부 출범 후 적극적인 대북 유화조치로 일방적 러브콜을 한다는 일부 비판에도 신뢰 회복과 대화 복원을 위한 강력한 의사를 발신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일본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협력 의사를 밝혔다.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로 나아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면서, “일본은 마당을 같이 쓰는 우리의 이웃”, “경제 발전에 있어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중요한 동반자” “일본과 미래지향적인 상생협력의 길 모색” 등 한·일 협력을 중시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북한과 일본에 대한 이 대통령의 관계 개선 의지에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김정은 위원장은 8·15계기 첫 공개 연설인 조국해방 80돌 경축대회 기념사에서 민족화해에 대한 일언반구 언급 없이 “조·로(북·러) 단결의 힘은 무궁하다”며 북·러 관계만 강조했다. 김정은 정권 출범 후 독자적인 평양시간 사용 시도, 남측에 대한 ‘대한민국’·‘한국’ 명칭 사용, 군사분계선에 대한 ‘국경선’ 호칭 등 민족통일 담론을 거부하고 두 개 국가론에 매몰되는 북한의 현실을 보여준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가 패전일 전몰자 추도사에서 “전쟁의 참화를 결단코 되풀이하지 않겠다. 그 전쟁의 반성과 교훈을 이제 다시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고 13년 만에 ‘반성’을 언급했으나 이웃 나라에 대한 강점과 침략을 반성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아니다.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농림수산상을 비롯해 우익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전 경제안보담당상, 고바야시 다카유키(小林鷹之) 전 경제안보담당상,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 전 자민당 정조회장 등 차기 총리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유력 정치인 다수가 8·15를 맞아 군국주의 상징이자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했다. 진정한 의미의 한·일 화해와 협력에 지름길 찾기가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북한과 일본은 우리의 메시지에 화답해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구축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

 

이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밝힌 9·19 군사합의의 선제적·단계적 복원을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 나아갈지는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자칫 남북 관계 개선을 도모하다가 남남 갈등만 유발할 수 있다. 실현 가능한 구체적 이행 계획을 갖고 신중하게 접근하기 바란다. 이 대통령이 “비핵화는 단기에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이고 어려운 과제”라고 밝힌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북한 비핵화 문제의 해결이 쉽지 않다고 해도 굳이 구체적 언급을 통해 우리가 소극적인 듯한 인상을 줬다는 점에서 유감이다.

 

이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낡은 이념과 진영에 기초한 분열의 정치에서 탈피해 대화와 양보에 기초한 연대와 상생의 정치를 함께 만들어갈 것을 이 자리를 빌려 거듭 제안하고 촉구한다”고 했다. 백 번 들어도 지당한 말이다. 문제는 언행일치다. 이재명정부가 출범 후 2개월 동안 보여준 행보는 처음 약속했던 것과는 달리 통합의 정치, 실용의 정치에서는 점점 멀어지는 듯해서 우려가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연대와 상생의 정치를 실천하기 바란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앳하트 서현 '여신 미모'
  • 앳하트 서현 '여신 미모'
  • 엄정화 '반가운 인사'
  • 이엘 '완벽한 미모'
  • 조여정 ‘아름다운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