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 원 소니, 나이스 원 손”
한국축구 성지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손흥민 응원가가 울려 퍼졌다. 여기에 토트넘 메인스폰서인 AIA 로고가 적힌 유니폼이 상암벌을 가득 채워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연상케 했다.

3일 이곳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토트넘과 뉴캐슬 프리시즌 경기는 일방적인 응원 속에 치러졌다.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는 만큼 6만4773명의 팬들은 더욱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손흥민은 10년 간 헌신했던 토트넘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손흥민은 2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10년 전 이 팀에 왔을 때 영어도 잘 못 하던 소년이 남자가 돼 떠나게 됐다”며 “10년간 가장 좋아했고, 가장 많이 성장한 곳이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 “이런 결정을 팀에서 도와주고 존중해줘서 고맙다”며 “한 팀에 10년 동안 있었던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인사했다.
2015년 8월, 토트넘이 독일 레버쿠젠에 이적료 2200만 파운드(405억원)를 주고 한국인 윙어를 영입했을 때만 하더라도 손흥민은 의심을 지우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손흥민은 가치를 입증했다. 손흥민은 10년간 네 차례 EPL 이달의 선수상을 받았고 두 차례 이달의 골을 넣었다. 아시아선수 최초로 EPL 득점왕을 차지했고, 발롱도르에서도 한국인 최초로 득표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지난 5월 토트넘의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UEL) 우승에 힘을 보탰다. 주장 손흥민은 팀원들이 모인 곳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커리어 정점을 찍었다.

손흥민이 토트넘과 이별을 선택한 만큼 이 경기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치르는 마지막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토트넘은 8일 독일 뮌헨과 텔레콤컵 친선경기를 치르고, 14일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과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 경기를 갖는다. 토마스 프랭크 토트넘 감독이 세대교체를 결정했고, 새 시즌을 준비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손흥민이 출전할 가능성은 낮다.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으로 서울에서 치르는 경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팬들은 손흥민 일거수 일투족에 집중했다. 손흥민이 경기장에서 몸을 풀 때부터 뜨거운 함성을 보냈다. 손흥민도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든든한 응원을 업은 토트넘은 전반 4분만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브레넌 존슨은 페널티 박스 밖에서 오른발 슛 뉴캐슬 오른발 하단을 찔렀다. 존슨은 관중석으로 달려가 손흥민을 대표하는 찰칵 세리머니로 분위기를 띄웠다.

손흥민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전반 36분 폭발적인 스피드로 치고 나가 패스를 받았다. 손흥민은 페이크로 상대 수비를 속인 뒤 박스 왼쪽에서 오른발 슛을 때렸지만 수비에 막혔다.
뉴캐슬은 전반 38분 토트넘에 일격을 가했다. 안토니 고든 패스를 받은 하비 반스가 토트넘 골망을 흔며 동점을 만들었다.
1-1로 맞선 후반 초반, 손흥민은 폭발적인 스피드로 상대 왼쪽 진영을 휘젓는 등 활발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손흥민은 후반 18분 모하메드 쿠두스와 교체돼 들어갔다. 63분간 뛴 손흥민 교체 사인이 나오자 옐로카드는 물론 선수들간 충돌까지 있을정도로 과열됐던 경기는 잠잠해졌다. 양 팀 선수들은 도열(가드 오브 아너)해 전설의 퇴장을 예우했다. 이날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뉴캐슬 박승수는 후반 32분 박승수를 투입했다. 토트넘 양민혁은 후반 35분 그라운드를 밟았다. 양민혁은 활발한 움직임으로 뉴캐슬 왼쪽 진영을 위협했다. 박승수는 호쾌한 중거리 슛을 보여줬지만 골대를 살짝 넘어가 아쉬움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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