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강원 홍천 41도 기록 경신 전망도
기상청, 평년보다 기온 높을 것으로 내다봐
서울에 사는 최모(35)씨는 30일 올여름 역대급 폭염에 고개를 절레절레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미 낮 최고기온이 30도 후반에 육박하는데, 여기서 더 높아질 수 있겠냐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겪은 여름 중 올해가 가장 더운 것 같다”며 “8월에 보통 더위가 절정이지만, 올해는 달랐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최씨의 바람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기후 전문가들은 7월보다 8월에 더 심한 폭염이 찾아올 것이란 예측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낮 최고기온이 40도가 넘고, 역대 기록이 깨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김백민 부경대 교수(환경대기과학과)는 전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아직 더 무시무시한 더위가 남아 있다는 게 참 저도 죄송스러울 따름”이라며 “원래 가장 더운 8월에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 정도 더위를 경험한 게 처음인 것 같다. 기록으로 보면 관측 사상 가장 더웠던 해는 1994년과 2018년”이라며 “아직 그 기록은 근소하게 최고치 경신에 실패하고 있지만, 올해 정말 무서운 게 뭐냐면 그때 기록들의 대부분은 절기상 가장 더운 8월에 기록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역대 최고기온 기록이 올해 8월에 깨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리나라 공식 낮 최고기온은 2018년 8월1일 강원 홍천의 41도다. 같은 날 강원 북춘천, 경북 의성, 경기 양평, 충북 충주에서도 40도를 넘었다.
서울의 최고기온 역시 같은 날 기록한 39.6도이고, 7월 중 최고기온은 1994년 7월24일의 38.4도다. 올해엔 경기 안성의 기온이 지난 27일 자동기상관측장비(AWS)로 40.6도까지 치솟은 바 있다.
김 교수는 “올해 이미 최고기온이 40도를 넘어가는 곳들이 나왔다. 이 추세로 가면 8월에 이 기록이 깨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올해 폭염의 원인을 기후 변화로 꼽으며, 앞으로 이 같은 날씨가 일상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올해가 사실은 이상기후가 일상화가 되는 원년이 아닌가 싶다”며 “이 정도 수준의 더위가 앞으로 지속하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손석우 서울대 교수(지구환경과학부)도 지난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8월 무더위를 경고한 바 있다.
그는 무더위의 정점은 8월 초·중순이라며 “죄송스러운 이야기지만 그때까지 더위가 쭉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손 교수는 “작년에 가장 장기간 열대야가 기록됐다. 서울 지역만 하더라도 37일 동안 열대야가 이어졌다”며 “그런데 작년 열대야는 7월 말부터 시작해 한 달 이상 열대야가 기록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 교수는 ‘지난해 11월에 반팔 입는 날이 있었다’는 진행자 말에도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상청 역시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기상청이 최근 발표한 1개월 전망을 보면 8월 내내 기온이 평년기온을 웃도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8월 첫 주와 둘째 주는 평균기온이 평년기온보다 높을 확률과 비슷할 확률을 각각 40%로 동일하게 제시했지만, 셋째 주와 넷째 주는 평균기온이 평년기온보다 높을 확률을 60%로, 평년기온과 비슷할 확률(30%)보다 확연히 높게 제시했다.
기상청은 3개월 전망에서도 8∼9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50%, 비슷할 확률이 40%라고 예측했고, 낮을 확률은 10%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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