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의 진화’ PBS 통해 전파
대한제국 선포 이후 한국의 역사와 발전, 한·미동맹의 형성과 강화 등 과정을 다룬 역사 다큐멘터리가 미국에서 제작된다. 서구 열강의 패권 속에서 자주독립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을 겪고서도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세계에 우뚝 선 우리 현대사를 외부의 시각에서 조명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2시간 분량의 다큐멘터리 ‘대한제국의 진화’(the Evolution of Korean Empire)는 미국 전역에 송출하는 공영방송 PBS 네트워크를 통해 2026년 상반기 방송될 예정이다.

다큐멘터리 공동 연출을 맡은 제이미 하몬드 감독은 13일(현지시간) 세계일보와 화상 인터뷰에서 “미국인, 특히 젊은 세대에게 한·미동맹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교육하기 위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큐멘터리는 한·미 양국 학자들 인터뷰와 연구소·박물관 등에서 수집한 시청각 자료 등을 엮어 만들어진다. 자료 수집과 인터뷰 대상자 섭외 단계에 있으며 내년 초 본격적인 제작을 시작해 상반기 방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몬드 감독은 “뉴욕 로체스터의 PBS 계열 공영방송국 WXXI가 전국의 PBS 네트워크에 속한 방송국들과 함께 전국적으로 배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공동 연출자인 윌리엄 윈십 감독도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국과 한·미동맹의) 이 역사가 미국인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동맹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한국과 미국이 공유하는 역사에 대해 미국인들이 거의 모른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반도의 역사를 가능한 한 정확하고 통찰력 있게 기록할 것이며 미국인들이 이 역사에 대해 더 많이 알수록 동맹은 더 강해진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1960년대 후반 주한미군 하사로 비무장지대(DMZ)에서 복무한 경험이 있는 윈십 감독은 “자막이 포함된 한국어 버전의 다큐멘터리도 제작할 계획”이라며 “미국인뿐만 아니라 한국의 젊은 세대에게도 이 역사를 알리려 한다”고 말했다.
제작 자문역인 커티스 스캐퍼로티 전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2013∼2016년)은 “오늘날 우리는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등이 세계를 파괴적으로 이끄는 매우 위험한 글로벌 안보 환경에 놓여 있다”며 “인도태평양 지역은 그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이 문제를 혼자 해결할 수 없고, 한국도 혼자 해결할 수 없다”며 “우리를 발전하게 해준 가치들이 지켜지는 세상을 원한다면 우리는 함께 협력해야 한다. 그런 협력의 모델로 한·미 동맹보다 더 좋은 예는 없다”고 강조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