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LM·추론AI 하나로 결합한 모델
‘챗GPT’ 오픈AI도 아직 개발 못해
오픈 웨이트 모델 성능 평가 결과
美·中·佛 동급모델 제치고 1위에
6개 국가 공인자격증 시험도 통과
온디바이스 모델 최고 수준 성능
스마트폰·車·로봇 등 활용 기대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에서 LG의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중국의 ‘딥시크’보다 20배 가볍지만 성능은 그 이상인 자체 추론 AI ‘엑사원 딥’을 공개했는데, 4개월 만에 국내 첫 하이브리드 AI 모델 ‘엑사원 4.0’을 연이어 선보여서다. 하이브리드 AI 모델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도 아직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엑사원 4.0은 성능 평가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을 입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공개된 엑사원 4.0은 대규모언어모델(LLM)과 추론 AI를 하나로 결합한 하이브리드 AI 모델이다. LLM은 자연어 이해와 생성, 지식 기반의 빠른 답변에 강점이 있고, 추론 AI는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할 수 있는 문제 해결 능력을 갖췄는데 이들의 장점을 한 모델에서 구현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하이브리드 AI를 공개한 곳은 미국의 ‘클로드’ 개발사인 앤트로픽, 중국의 ‘큐원’ 개발사 알리바바 정도뿐이다.
엑사원 4.0은 AI 모델의 성능을 평가하는 벤치마크에서 각 나라 대표 오픈 웨이트 모델들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오픈 웨이트 모델은 모델 성능을 결정하는 주요 매개변수 값이 공개된 모델로, AI 모델의 설계도나 학습 데이터는 공개하지 않지만 AI가 데이터를 처리하는 과정을 알 수 있는 가중치를 공개해 수정이나 재배포가 가능하다.
엑사원 4.0 전문가 모델(매개변수 320억개)은 중국 알리바바의 큐원3(320억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파이-4’(150억개), 프랑스 미스트랄AI의 ‘마지스트랄’(240억개)과의 성능 비교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AI 지식수준과 문제 해결 △코딩 △과학 문제 해결 △수학 문제 해결 등 4가지 분야로 나눠 성능을 평가한 결과 엑사원이 모든 분야에서 최고점을 기록했다. 특히 수학 문제 해결의 경우 성능 차이가 최대 26%, 코딩은 29%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 모델은 의사, 치과의사, 한약사, 관세사, 감정평가사, 손해사정사 등 6가지 국가 공인 전문 자격증 필기시험도 통과하며 전문성을 입증했다.

전문가 모델보다 규모가 작은 엑사원 4.0 온디바이스 모델(매개변수 12억개)의 경우 비슷한 체급 내 대표 모델인 오픈AI ‘GPT-4o 미니’의 성능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디바이스 모델은 외부 서버와의 연결 없이 전자 기기 내에서 빠르고 안전하게 정보를 처리할 수 있어 가전제품과 스마트폰, 자동차 전장 시스템,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을 통해 AI 기술 대중화를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세계 최대 AI 플랫폼 허깅 페이스의 공식 AI 모델 배포 파트너사인 프렌들리AI와 손잡고 엑사원 4.0 상용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공개한 것이다. API를 공개하면 개인 개발자부터 기업까지 누구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없이도 엑사원을 손쉽게 활용하거나 서비스에 연동할 수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와 관련, 올해 신년사에서 “AI와 같은 첨단 기술을 일상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해, 소중한 시간을 보다 즐겁고 의미 있는 일에 쓰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LG AI연구원은 22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 AI 토크 콘서트 2025’ 열고 엑사원 4.0을 비롯한 AI 연구 개발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한다. 이진식 LG AI연구원 엑사원랩장은 “엑사원이 한국을 대표하는 프론티어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지속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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