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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방치된 ‘울릉도의 통신 먹통’ [동서남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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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15 06:00:00 수정 : 2025-07-14 19:08:22
이영균 사회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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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울릉도가 아닌 태평양의 울릉도인가요?”

신비의 섬이자 국토 최동단 지자체인 경북 울릉군을 찾는 연간 관광객 수는 지난해 기준 40만명이 넘는다. 최근 정부가 강하게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2028년 울릉공항이 성공적으로 개항하면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울릉도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균 사회2부 기자

하지만 일부 관광객들 사이에서 울릉군이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감당할 역량이나 의지를 갖추고 있는지 의구심이 나온다. 경북 포항시와 울릉군을 오가는 울릉크루즈㈜ ‘뉴시다오펄호’가 대표적이다. 크루즈 이용 관광객들은 선상에서 휴대전화와 인터넷이 3시간가량 ‘먹통’이 되는 황당한 경험을 해야 했다. 울릉크루즈는 2021년 9월부터 하루 1회씩 포항~울릉 간을 왕복운행하고 있다. 편도 기준 하루 1000여명이 울릉도를 찾고 있지만 4년째 이 같은 정보통신 먹통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기자 역시 지난달 15일 ‘제20회 울릉 국제마라톤대회’ 취재를 마치고 낮 12시20분 울릉군 사동항에서 출발하는 뉴시다오펄호에 승선했다. 노트북을 펼치고 기사를 송고하려는 순간 인터넷은 물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등 모든 통신이 셧다운됐다. 회사와 아무런 연락도 하지 못해 진땀을 흘린 지 3시간쯤 지났을까. 도착지인 포항 영일만항에 도착해서야 인터넷이 터지면서 가까스로 기사를 마감할 수 있었다.

기자뿐만이 아니었다. 인터넷은커녕 휴대폰 통화마저 되지 않자 뉴시다오펄호 안내데스크에 ‘먹통’ 사태를 항의하는 관광객들이 줄을 이었다. 사업상 울릉도를 자주 찾는다는 이모(50)씨는 “세계 최강의 정보통신 인프라를 자랑하는 한국 영해에서 전화마저 할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당국은 뒤늦게 통신망 보완작업에 착수했다. 울릉군과 KT, 울릉크루즈 3자가 지난달 말 만나 늦어도 다음달까지 뉴시다오펄호 내 통신망을 보완키로 합의한 것이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 만시지탄이라는 생각이 든다. 거의 모든 것을 스마트폰으로 해결하게 된 지 10년은 넘었고 인공지능(AI) 3대 강국을 공언한 새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이 넘었다. 무엇보다 뉴시다오펄호가 운항한 지 4년 가까이 돼 간다. 통신 먹통이라는 불편마저 4년 가까이 방치한 당국이 과연 관광객 100만명 시대를 열 수 있을지 미심쩍은 마음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이영균 사회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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