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7조원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을 앞둔 막차 수요가 몰린 데다 정부가 고강도 대출 규제를 내놓은 지난 27일부터 신용대출도 급증한 영향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54조8348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6조7536억원 급증했다. 이는 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열풍이 불었던 지난해 8월(+9조6259억원)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이 과열되고 이달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규제를 앞둔 막차 수요가 겹치면서 가계대출이 폭증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넷째 주(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43% 상승해 2018년 9월(0.45%) 이후 6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최근 코스피가 3100선을 돌파하는 등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면서 빚을 내 투자하는(빚투) 수요까지 몰렸다.
대출 종류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가 전월 말 대비 5조7634억원 불어난 599조425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5조9148억원)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신용대출도 한 달 새 1조876억원 급증해 지난달 말 기준 잔액은 104조40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1년 7월(+1조8636억원) 이후 약 4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주담대의 경우 주택 거래부터 대출 실행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난 27일 발표한) 정부의 대출 규제 영향은 크지 않았을 것”이라며 “다만 바로 대출이 나올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 등 신용대출 쪽으로 ‘막차 수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