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종 아기 급증세·저체중·미숙아 영향
혈관종은 혈관 안쪽에 있는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면서 이 혈관들이 뭉쳐서 생긴 덩어리다. 우리나라 1세 미만 영아 100명 중 5명 정도에서 혈관종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세계일보가 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5세 미만 혈관종 환자 현황’을 보면 지난해 1만730명으로, 10년 전(5335명)보다 두 배 넘게 늘었다. 특히 여아가 7009명으로, 남아(3721명)보다 발생 비중이 훨씬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영유아 혈관종 환자가 늘고 있는 배경으로는 미숙아와 저체중 출생이 늘어난 영향이 꼽힌다.
최종윤 서울성모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출산 당시 아기의 체중이 덜 나갈수록 혈관종 위험이 증가한다”며 “37주 미만 미숙아의 경우에도 더 높은 발생률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령산모가 늘고 있고 보조생식술로 인한 다태아 출산이 증가하자 미숙아가 늘며 혈관종 아기도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최 교수는 “이외 원인으로는 산모의 빈혈, 전치태반, 임신 초기 질 출혈, 가족력 등이 있다”고 분석했다.
혈관종은 주로 머리와 목에 발생하며 드물지만 내부 장기에도 발생할 수 있다. 혈관종은 출생 직후에는 잘 관찰이 되지 않는다. 출생 한 달 사이에 작은 점처럼 발생해서 약 6~9개월 사이에 급속히 크기가 커진다.

가장 많이 보이는 ‘딸기 혈관종’은 특별한 치료 없이 대부분 돌 전에 저절로 없어지지만, 일부는 피부 변색이나 함몰을 남긴다.
깊은 진피나 피하조직에 있는 ‘해면성 혈관종’의 경우엔 푸른색이나 붉은 스펀지 같은 조직으로 관찰되는데 딸기형보다 늦게 없어지는 게 특징이다. 이외 ‘포도주형 반점’은 선천적인 혈관기형으로 태어날 때부터 편평한 자주색 반점을 띄며 자연히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레이저 치료를 해야 한다.

혈관종은 단순 미용문제만 있는 건 아니다. 드물지만 내부 장기에 생기는 경우에는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최 교수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내부 장기에 생기는 경우, 비강처럼 호흡과 연관이 있는 경우에는 생명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레이저나 약물치료, 수술적 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영유아 혈관종 발생 위험을 줄이려면 조산을 예방하는 게 우선”이라며 “임신성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위험성을 낮춰 임신 기간을 연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가족력이 있거나 미숙아 또는 저체중 출생아는 생후 1개월 안에 피부 검진을 받는 게 좋다. 특히 얼굴이나 기도 근처 등 고위험 혈관종의 경우엔 전문의의 빠른 진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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