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이상·가을 퇴진설 등 잇따라
연이틀 회의 주재하며 광폭 행보
“자기혁명 끈 조이고 간부 모범돼야”
당 기풍정비·반부패 강화 재차 강조
‘암투설’ 장유샤의 경청·메모 장면도
中외교가 “실각설은 루머에 가까워”

시진핑(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잇달아 회의 등을 주재하며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당내 기풍 정비, 반(反)부패 강화 등을 강조한 것은 최근 실각설이 불거지는 것에 대응해 자신의 건재를 과시하는 동시에 내부 기강을 잡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중앙재경위원회 제6차 회의를 주재하고 ‘전국 통일 대시장’ 건설 추진과 해양 경제 고품질 발전 등 문제를 연구했다. 시 주석은 “중국식 현대화를 추진하기 위해선 해양 경제 고품질 발전이 필요하다”며 “중국 특색의 해양 강국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공산당 총서기를 겸하고 있는 시 주석은 전날에는 104주년 7·1절(창당 기념일)을 맞아 당 중앙정치국 집체학습(집단학습)도 주재했다. 시 주석은 전국 당원들에게 7·1절 인사를 전한 뒤 “자기혁명은 우리 당의 혼란, 흥망성쇠의 역사 주기율(법칙)에서 벗어나는 두 번째 답(첫 번째 답은 인민의 정부 감독)”이라며 “작풍(당 기강) 문제부터 엄격히 다스리는 것이 신시대 자기혁명의 중요한 경험”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인재 선발·활용에서 당성 평가를 강화하고, 간부의 경계와 충성도·청렴도를 중점적으로 살펴야 한다”며 “부패 척결은 권력운영의 규범화에서 시작돼야 한다. 권한 위임·행사·통제를 통일하고, 투명하고 추적 가능한 메커니즘을 만들어 권력 운영의 취약점을 파악해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공산당 내 기강을 엄격히 하고, 당 간부의 충성, 부패 척결 의지를 강조한 시 주석의 언급은 일부 해외 매체를 중심으로 실각설, 건강이상설 등이 확산되는 가운데 공개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반중 성향의 해외 매체들은 시 주석이 군과 당의 실권을 잃었으며, 올해 가을 열릴 중국공산당 20기 4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퇴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시 주석의 측근인 웨이펑허·리상푸 전 국방부장, 친강 전 외교부장, 먀오화 전 군사위 정치공작부 주임 등이 줄줄이 낙마한 것을 실각의 근거로 들었다. 시 주석의 군 내 핵심 인물로 분류됐던 허웨이둥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3개월 넘게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점도 거론된다.
하지만 중국 관영매체들은 최근 시 주석이 각종 공식 활동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하고 있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시 주석이 전날 직접 집체학습을 주관하는 영상을 보여주며 건재를 확인했다. 영상에는 리창 국무원 총리,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등은 물론 시 주석과 군권을 두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고 지목된 장유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시 주석의 발언을 경청하며 받아적는 모습이 담겨 있다.
시 주석이 집필한 당 이론지 ‘추스’ 기고문도 지난달 공개됐다. 해당 글에서 그는 15차 5개년 계획(2025~2030년 국가 중장기 계획)의 수립 방향을 제시했다. 시 주석이 직접 장기 계획을 언급한 것은 사실상 ‘집권 4기’를 시사한 행보로 평가된다.
베이징 외교가 안팎에서는 이번 실각설이 정권 내부의 균열을 의미하기보다는 불확실한 정보에 기반해 확산한 루머에 가깝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 외교 소식통은 “시 주석이 해외 순방 등 공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당장 실각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9월 전승절 기념식에서 시 주석이 직접 연설을 하고 11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등의 활동에 나서면 루머는 잦아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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