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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노인 마지막 소원 “집에서 죽고 싶어요” [심층기획-2025 간병지옥 리포트]

입력 : 2025-07-01 21:22:00 수정 : 2025-07-01 2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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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요양병원·시설에서 임종
중간집·케어홈 등 복지모델 주목
“요양기관이 아닌 집에서 죽고 싶어요.”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에서 치료와 돌봄을 받는 대부분 노인들의 마지막 소원은 자신의 집에서 지내다가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2023년 노인실태 조사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87.2%가 ‘현재 집에서 살고 싶다’고 답했다. ‘거주 환경이 더 좋은 집으로 이사한다’는 8.1%, ‘식사와 생활 편의 서비스 등이 제공되는 노인전용주택으로 이사한다’는 4.7%로 낮은 편이었다. 이는 낯선 요양기관이 아닌 손때가 묻고 익숙한 자신이 거주하던 주택에서 마지막 노후와 죽음을 보내고 싶다는 얘기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돌볼 가족이 없을 경우 대부분의 노인들은 요양기관에 들어간다. 요양기관에서 건강이 회복돼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노인은 거의 없다. 대부분 요양기관에서 지내다가 침대에 누운 채로 쓸쓸한 죽음을 맞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23년 장기요양 사망자의 사망 장소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요양병원 36%, 종합병원 22.4% 등 의료기관이 72.9%다. 자택은 14.7%, 시설이 12.4%다.

광주 광산구가 노인들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처음 시행하는 ‘살던집 주거 인프라지원사업’이다. 이 프로젝트는 노인이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자신이 살아온 집이나 익숙한 지역에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상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주거 복지 사업이다.

광산구는 최근 광주도시공사와 살던집 주거 기반 시설 연계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광산구는 공공임대주택인 우산빛여울채에서 노인들이 기존에 살던 집에서 생활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요양기관 퇴원 후 노인들이 돌봄을 받으면서 임시 머물 중간집과 케어홈의 두 시설이다.

우선 요양기관 퇴원 후 곧장 집으로 갈 수 없는 노인들이 임시 머무르는 곳이 중간집이다. 중간집은 우산빛여울채 30가구를 수리해 안전시설 등을 보강했다. 중간집에서는 6∼12개월간 머물 수 있다. 중간집에서 일상생활이 가능해지면 자신이 살던 집으로 돌아가 생활하면 된다.

중간집에 머무는 노인들을 돌보는 기관이 케어홈이다. 케어홈에는 고령의 주민들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간호사와 사회복지사, 작업치료사, 생활지원사 등 전문인력 8명이 상주한다. 이들은 요양병원 등에 장기 입원하지 않고 집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인근의 의료사회적협동조합과 협력해 의사의 방문 진료 등을 통해 자신이 살던 집에서 임종을 맞을 수도 있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건강·의료·돌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지원하는 주거 복지 모델을 만들어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광주=한현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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