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방영 이후 해녀와 제주어 등 제주의 문화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제주관광공사가 펴낸 ‘데이터로 보는 제주여행-폭싹 속았수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관어 분석 결과 기존 제주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와는 다른 방식으로 제주의 매력을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2023년 12월∼2024년 1월 방송)와 ‘우리들의 블루스’(2022년 4월∼6월 방송)의 경우 오조포구와 안돌오름, 광치기해변, 가파도, 비양도, 오일장 등 촬영지 중심의 연관어가 주를 이뤘다.
반면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 성산일출봉, 유채꽃밭 등 실제 장소뿐 아니라 해녀, 방언, 문화, 시대극 등 제주 고유문화와 정서를 반영하는 연관어가 다수 등장했다.
특히 지난 3월 ‘폭싹 속았수다’ 공개 시점을 기점으로 ‘해녀’에 대한 관심이 다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드라마 방영 직전인 2025년 1∼2월 평균 5000건 수준이었던 해녀 언급량은 3월 7460건으로 약 41% 증가했다. 4월과 5월에도 각각 6791건, 772건을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유지했다.
또 시리즈에 등장한 제주 고유의 말투와 표현이 화제를 모으면서 지난 3월과 4월 제주어를 다룬 유튜브 콘텐츠 총 58편이 게시됐고, 이들 콘텐츠의 4월 한 달간 누적 조회수는 약 220만회에 달했다.
이번 보고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가 제주지역 이미지 형성과 관광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내용을 담았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의 자연뿐 아니라 역사, 사람들의 삶을 진정성 있게 담아낸 콘텐츠로 제주를 이야기와 정서가 있는 공간으로 재인식하게 한 계기였다”며 “대한민국을 포함한 40개국 이상에서 넷플릭스 비영어권 글로벌 상위 10위에 오르며 국내외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었고 제주를 세계에 알리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기간 제주 유세에서 ‘폭싹 속았수다’를 주말에 몰아서 봤다며, 시청 도중 눈물 흘린 일화를 전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초청해 문화콘텐츠산업 발전 방안에 대한 대화를 나눈 자리에서도 “어떻게 하면 먹고 살길을 만들까 고민하던 중 주말에 ‘폭싹 속았수다’를 몰아보다 놀랐다”며 “드라마를 산업으로 키우면 대한민국을 세계에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드라마에 나오는) 고부갈등, 남존여비의 가부장적 문화 등에 대해 우리는 공감하지만 세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남미나 유럽에서도 호평받는 등 엄청난 공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섬세한 표현력 (때문이) 아니겠나”라며 “이런 게 우리의 실력이다. (제가 드라마를 보며) 운 이유가 당연히 갱년기여서 그런 것인가 했는데, 그게 아닌 듯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행사에 참석한 이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는 “제가 먼저 드라마를 울며불며 보고서, 이후 (이 대통령과) 함께 본다”고 전했다.
김 여사는 이 대통령이 어느 대목에서 눈물을 보인 것이냐는 질문에는 “드라마 주인공의 모습이 하늘나라에 가신 시누이(이 대통령의 누이)를 연상시킨 것 아닌가. 그래서 눈물샘을 자극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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