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민주 지연 전술·공화 내부 갈등… 美상원 ‘트럼프 감세안’ 진통

입력 : 2025-06-30 20:15:00 수정 : 2025-06-30 21:31:10

인쇄 메일 url 공유 - +

의회 논쟁 격화… 표결 ‘험난한 여정’

민주 “저소득층 의료지원 등 약화” 반대
법안 낭독에만 16시간… 토론·수정 남아
CBO “국가부채 10년간 4500조원 증가”
공화당서도 “복지 후퇴·정치 역풍” 우려
트럼프 “독립기념일 서명 목표” 으름장
최종 표결 후 다시 하원行… 불확실성 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핵심 입법 과제인 대규모 감세 및 예산 조정 법안이 간신히 상원 통과를 위한 첫 관문을 넘었지만 상원 표결 절차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누적된 천문학적 규모의 국가부채와 재정적자를 겪고 있는 미국 경제가 과도한 감세정책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 의회예산처(CBO)는 해당 감세법안으로 미국의 연방 부채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수준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감세안 저지할 것” 다짐하는 민주 의원들 2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안에 직접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되는 저소득층과 장애인 등이 모인 워싱턴 의회의사당 앞에서 에이미 클로버샤(앞줄 오른쪽 다섯 번째) 등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법안 저지를 다짐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상원은 이날 오후 워싱턴 의사당에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과 관련한 공식 토론을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4일 독립기념일 법안 서명을 목표로 공화당에 법안 통과를 압박하고 있지만 수정안 표결과 본회의 통과까지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감세법안이 장기적으로 미국의 국가부채를 줄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민주당은 정부 지출 삭감으로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지원) 등 취약계층 관련 예산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법안 내용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CBO는 이날 대규모 감세 개편안이 통과되면 현재 36조2000억달러(약 4경9090조원)에 이르는 미국 국가 부채가 향후 10년간 3조3000억달러(약 4501조원)로 늘어날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했다. CBO는 아울러 감세 영향으로 약 1180만명의 미국인이 건강보험을 잃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미국 워싱턴DC의 미국 국회의사당. 워싱턴DC=AFP연합뉴스

의회 내 논쟁이 격화하면서 법안 상정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총 100석 중 공화당이 53석으로 다수당인 상원은 전날 야당의 반발 속에 51대49로 법안 상정에 가까스로 성공했다. 이후에도 민주당은 절차적 항의 수단을 동원해 940쪽에 이르는 초대형 법안 전체를 낭독하는 축조심사를 요구하며 지연 전술을 펼쳤다. 상원 사무원들은 밤 11시8분부터 다음날 오후 3시3분까지 장장 16시간에 걸쳐 법안을 낭독했다. 법안 전문 낭독을 마친 후 토론 절차로 넘어갔지만, 양당에 허용된 토론시간을 전부 채울 경우 최장 20시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토론이 끝나면 상원은 ‘표결 마라톤’으로 불리는 ‘보트 어 라마(Vote-a-Rama)’ 절차에 들어가게 되는데 공화당 입장에서 또 하나의 험난한 여정이 될 수 있다. 이 절차에서 상원의원들은 무제한으로 수정안을 제시하고 표결에 부칠 수 있다. 토론시간에 따라서 밤샘 토론, 또는 종일 토론을 거쳐 법안의 수십 군데에 대한 수정을 제안할 준비가 됐다고 민주당은 밝혔다. 지연 작전을 통해 예산안 내용에 대한 상당한 조정과 화해를 시도하겠다는 전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940페이지 분량의 지출 및 세금 법안 사본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이 과정에서 공화당인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메인)도 수정안 제출을 시사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감세법안이 사회 내 격차 확대와 복지 후퇴를 부추겨 정치적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공화당이면서도 절차 표결 때 반대표를 던졌던 톰 틸리스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은 본회의 연설에서 “이제 공화당은 의료보험에 대해 실수를 저지르려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틸리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들의 맹비난을 받자 이날 재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법안에 대한 최종 표결은 이르면 1일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법안은 다시 한번 하원 표결이 필요하다. 상원에서 앞서 법안 내용 중 몇몇 조문에 대한 수정이 이뤄졌고, 토론 과정에서도 추가로 수정이 이뤄질 전망이어서 하원 표결을 다시 거쳐야 한다. 지난번 하원 표결 때도 법안이 1표 차이로 간신히 통과된 만큼 향후 과정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지수 '시크한 매력'
  • 지수 '시크한 매력'
  • 에스파 닝닝 '완벽한 비율'
  • 블링원 클로이 '완벽한 미모'
  • 스칼렛 요한슨 '아름다운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