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자 아닌 대통령실 조연 우려에
일각 “입각 땐 업무 차질… 불가론 공유”
‘마지막 퍼즐’ 국토·문체부 인선 고심
이재명정부 초대 내각에 국정기획위원회 소속 위원의 입각 비율이 낮은 것을 두고, 국정기획위의 위상에 대한 회의적 시선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국정기획위원이 차기 내각에 합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까지 지명·임명된 17개 부처 장관 후보자 중 이재명정부 국정기획위에서 활동한 위원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1명뿐이다. 앞선 윤석열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하던 위원 4명(추경호·이종섭·박순애·이창양 전 장관)이 입각한 것과 대조적이다.

앞서 국정기획위 출범을 앞두고 당 안팎에서는 국정기획위에 들어가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기획위가 국정과제 수립과 정부조직 개편안 설계라는 중책을 맡는 만큼 국정기획위에서 이재명정부 국정운영 청사진을 그리고 싶은 인사들이 많았던 것이다. 하지만 국정기획위원들이 입각하지 않은 것을 두고 사실상 대통령실이 모든 권한을 갖고 있고, 국정기획위 활동이 실제 정부 정책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여전히 국정기획위원들이 ‘차기 인사풀’로 활용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당에서는 국정기획위 출범 전부터 ‘국정기획위에 가면 장·차관으로 입각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공유됐다고 한다. 국정기획위원이 입각해 국정기획위원 자리를 사퇴하는 경우 국정기획위에 공석이 생겨 업무에 차질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여권 관계자는 “국정기획위는 두달이라는 짧은 시일 내 주요 정책의 방향을 설정해야 하기 때문에, 국정기획위원이 장관이나 청와대로 넘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정기획위원은 인재 풀로 남아서 차기 내각에 들어갈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문재인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보면, 초대 내각에 합류한 위원은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2명이었다. 이후 2기에 이개호 의원과 유은혜 전 장관이, 2021년에 한정애 의원과 박범계 의원이 입각했다.
향후 발표될 초대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인선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국토부 장관으로는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과 윤후덕 의원, 김세용 고려대 건축학 교수가 거론된다. 최근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시장을 총괄할 인사를 찾기 위해 대통령실이 막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공약한 ‘문화강국’을 이룰 문화부 장관으로는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와 김현환 전 문화부 차관 등이 거론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문화예술계 수상자와 간담회를 진행하면서도 문화부 장관 인선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문화 산업 투자와 지원을 확대할 계획을 밝히며 “그래서 지금 문화부 장관을 못 뽑고 있다. 이걸 다 할 수 있는 사람이 해야 하는데, 오늘 여러분 그 고민도 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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