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 발표 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1년 내 집을 사거나 팔겠다는 사람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가 최대 6억원으로 제한되면서 시장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은 지난 4∼18일 직방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접속자 524명을 대상으로 향후 1년 동안에 부동산 거래 의향을 물은 결과 '매입 계획이 있다'는 응답이 전체의 73.1%로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매도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54.8%였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매입 계획은 8.4%포인트, 매도 계획은 8.3%포인트 각각 늘었다.
최근 가격 상승 흐름 속에서 실수요자의 진입 의지가 강화되는 모습이 나타난 것으로 직방은 해석했다.
매입 사유로는 '전월세에서 자가로의 전환'(41.3%)이 가장 높았다. 이어 '거주 지역 이동'(21.4%), '면적 확대·축소'(15.4%), '시세차익 등 투자 목적'(11.2%)이 뒤를 이었다.
반면 앞으로 1년 내 집을 살 생각이 없다고 응답한 사람(26.9%)은 '기존 거주·보유 주택이 있어서'(31.2%)와 '주택 가격이 너무 비싸서'(30.5%)가 주요 이유로 집계됐다.
향후 1년 내 매도 계획이 있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든 사유는 '거주 지역 이동'(28.9%)으로 나타났다. 이어 '면적 확대·축소 이동'(19.5%), '차익 실현 및 투자처 변경'(13.6%), '대출 이자 부담'(11.1%) 등의 순으로 비중이 컸다.

매도 계획이 없는 사람의 절반(50.2%)은 '실거주하고 있거나 주택을 보유하지 않아서'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적절한 매도 타이밍을 지켜 보는 중'(25.7%), '주택가격이 오르거나 회복되고 있어서'(9.7%) 등으로 나타났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와 '지금이 매도 적기'라는 판단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가 민감하게 시장에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조사 후인 지난 27일 정부가 주택 구입용 대출을 6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수도권과 규제지역에는 6개월 내 전입 등 초강력 규제를 발표하면서 앞으로 시장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 랩장은 "향후 시장은 대출 규제 강화, 매물 부족, 상승 피로감 등 누적된 요인과 함께 다시금 변곡점을 맞이할 수 있어 단기적 기대감보다는 재무 여건과 주거 계획에 맞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의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에 ±4.28% 포인트다.
한편 서울·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가 최대 6억원으로 제한되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서울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고가 아파트 중심으로 거래가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규제 강화로 현장에서는 거래 문의가 급격히 줄고 있다. 서울 강남구 한 공인중개사는 "대출 규제가 시행된 직후 30~40대 매수 문의가 절반 이상 감소하며 매수세가 얼어붙었다"고 전했다. 경기 성남 분당구 공인중개사 역시 "실수요자들도 대출 한도 축소에 매입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분위기"라며 거래 절벽 현상을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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