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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핀테크… 원화 스테이블코인 모델로 부상

입력 : 2025-06-30 06:00:00 수정 : 2025-06-29 20: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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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합종연횡 본격화 예고

국내 최대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
주요 금융지주 접촉 ‘컨소시엄’ 논의
인뱅처럼 은행 지분 참여 통해 협업
비은행에도 문호 개방 美 사례 제시
업계, 상표 출원 경쟁하며 준비 착수

한은 디지털화폐 2차 실험 잠정 중단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일단 보겠다”

국내 최대 블록체인 투자사인 해시드가 주요 금융지주사 등과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야 한다는 한국은행의 주장과 달리 핀테크 회사와 은행이 손잡는 ‘절충형 모델’이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 입법이 구체화하면 은행과 가상자산업체, 핀테크 업체들의 합종연횡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은이 추진해온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 사업은 스테이블코인 열풍에 밀려 결국 2차 실험(테스트)을 앞두고 잠정 중단됐다.

사진=연합뉴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해시드 경영진은 최근 복수의 금융지주 최고위 관계자들을 연쇄적으로 만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컨소시엄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전문은행처럼 은행이 지분 참여를 통해 다른 사업자들과 협업하는 형식의 테크회사 설립 등이 테이블에 올랐다.

이 자리에서 은행뿐 아니라 비은행에도 스테이블코인 발행 자격을 부여한 미국 사례가 제시됐다. 미국 상원이 지난 17일(현지시간) 통과시킨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령인 ‘지니어스법’(GENIUS Act)은 은행뿐 아니라 신용조합, 비은행 기관 등도 연방정부나 주정부 인가만 받으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했다.

해시드 측의 사업 제안에 일부 금융지주사들은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시드 측은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관련해 (금융지주사에) 기술적인 조언을 드리고 있다”며 향후 사업 모델에 대해선 “저희가 주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이달 초까지 해시드 싱크탱크인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로 재직하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논의에 깊이 관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은 더 뜨거워지고 있다.

은행과 블록체인, 핀테크 업체들은 이미 스테이블코인 상표권을 경쟁적으로 출원하는 등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박상진 네이버페이 대표는 지난 26일 ‘Npay 미디어데이 2025’ 행사에서 “네이버페이는 정책 도입에 발맞춰 업계 컨소시엄 구성 등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3000만명 이상의 사용자 기반과 포인트 시스템, 가맹점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다양한 스테이블코인 기반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또 “비금융사 중심의 운영 환경이 조성된다면 많이 사용하고 있는 (엔페이)포인트를 코인으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활용 방안에 대한 구상도 내비쳤다.

 

한편, 한은이 추진해온 CBDC 사업은 논란 끝에 결국 2차 실험(테스트) 준비 단계에서 멈춰섰다. 한은은 지난 26일 CBDC 실거래 1차 테스트(한강 프로젝트) 참여 은행들과 비대면 회의에서 “CBDC, 스테이블코인, 예금토큰 등이 어떻게 다르고 병존할 수 있는지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재 스테이블코인의 법제화가 진행 중이니 일단 상황을 보겠다”는 취지로 보류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1단계 테스트에 참여한 7개 시중은행들이 한강 프로젝트를 위해 전산시스템 등 인프라 구축과 마케팅 등에 약 350억원을 지출하면서 불만이 커진 데다, 국회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 법제화에 적극적인 점 등이 한은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27일 한은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국정기획위원회가 “은행부터 단계적으로 하자는 얘기는 사실상 하지 말자는 얘기”라며 한은을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에 무게를 실어줬던 한은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결국 각 은행은 비(非)은행들과 컨소시엄 구성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가 은행이 될지 빅테크(대형IT기업)·핀테크(금융기술업체)가 될지 몰라서 두 가지 상황 모두 다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미 선임기자, 김건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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