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열리는 보문관광단지 중심
교통망 구축·도심 환경 재정비
음식·숙박업소 서비스도 개선
유적 복원·세계유산 탐방 구축
“세계와 연결… 미래 도시 준비”
경북 경주시가 10월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도심·교통망 재정비 등 전방위적 도시 혁신에 나섰다. 단순한 국제행사 개최에 그치지 않고, 교통·관광·문화·시민참여 등 도시 전반에 걸쳐 전방위 혁신을 추진하며 미래 도시로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주시는 회의장 중심의 단기 대응을 넘어 도시 전역을 글로벌 무대로 바꾸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역사문화도시를 국제 중심도시로 변모시키는 시 전략의 중심축은 보문관광단지다. 보문관광단지 내 화백컨벤션센터(HICO)를 중심으로 에이펙 주요 회의가 열린다. 보문관광단지에선 화백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자율주행 셔틀버스 도입을 위한 교통인프라가 구축되고 있다. 관광안내판은 다국어로 교체되고, 야간 경관 조명과 함께 입체형 조형물도 설치된다.
경주 도심권도 변화를 맞고 있다. 북천·남천 일대는 수변 정비와 산책로 보강, 하천변 환경개선이 병행되며, 첨성대·월정교·대릉원 등 역사문화권과 연결되는 동선은 보행 중심으로 재정비된다. 경주시는 관광기초 서비스 전반을 재정비해 국제회의 도시로서의 위상을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식음료 분야에서는 총 150개소를 ‘에이펙 월드 음식점’으로 지정하고, 다국어 표기 메뉴판, 스마트키친 환경, 위생등급제 도입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해당 업소 종사자에 대한 외국어 응대 교육, 친절서비스 교육도 병행 중이다.

숙박 분야에서는 384개소에 대해 사전 점검과 정비가 이뤄지고 있다. 객실요금 사전 게시, 비상상황 대응체계 마련, 비품 교체 등이 진행되며, 다국어 통역기기와 안내 매뉴얼도 비치되고 있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도 변화하고 있다. 시는 중앙시장, 성동시장 등 주요 시장을 대상으로 외국인 친화형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상인들을 대상으로 친절·위생 교육을 실시해 에이펙 방문객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불국사, 동궁과 월지, 월정교, 황리단길 등 주요 관광지의 조명과 접근성도 개선하고 있다. 꽃단지 조성, 수목 정비, 화장실 리모델링, 주차공간 확보 등이 일제히 이뤄지며, 관광객 동선을 고려한 편의시설 배치가 진행되고 있다. 야간 체류형 관광을 유도하기 위한 라이트업 프로그램과 미디어파사드쇼도 준비 중이다.
문화유산의 현대적 활용도 중요한 전략 중 하나다. 신라왕경 복원사업은 이미 14개 핵심유적 복원과 연계된 콘텐츠 개발이 추진되고 있으며, 동궁원 리뉴얼과 세계유산 탐방거점센터 구축 등도 함께 진행된다. 시는 단순한 유적 보존을 넘어 체험형·미디어형 관광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산업 측면에서는 소형모듈원자로(SMR) 국가산단, 글로벌 원자력캠퍼스, e모빌리티 부품산업단지 등이 신성장 기반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주는 이들 전략사업을 통해 관광도시를 넘어 친환경·에너지 도시로서의 입지를 함께 강화할 예정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2025 에이펙 정상회의는 경주가 세계와 본격적으로 연결되는 역사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며 “천년 고도의 품격과 매력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이를 토대로 다음 1000년을 준비하는 도시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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