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빠진 개수·잇몸 상태 따라 선택
턱뼈에 인공치아 심는 임플란트 증가세
골다공증·당뇨 땐 성공률 ↓… 틀니 권고
틀니, 저렴하지만 고정력·씹는 힘 약해
전용 치약·찬물로 씻고 정기 검진 필수
잇몸조직 염증 우려… 잘 땐 반드시 빼야
평소 치아 관리를 잘해도 나이가 들면 유전적 요인, 질병, 노화 등의 영향으로 치아를 상실할 수 있다.

노년기의 구강 건강은 단순히 위생 차원을 넘어 ‘삶의 질’과 직결되는 만큼 치아 상실 시 틀니나 임플란트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
노관태 경희대치과병원 보철과 교수는 25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치아 상실은 음식 섭취 문제 외에도 노년기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며 “균형 감각 저하로 낙상 위험이 커지고, 장기적으로 치매 발병과 생존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건강 상태에 맞는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틀니·임플란트 적절한 선택 기준 달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진료행위’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임플란트 수술은 꾸준히 증가했다. 2019년 약 72만 건이던 임플란트 수술은 83만여 건으로 늘었다. 반면 틀니 치료는 같은 기간 33만여 건에서 26만여 건으로 줄어들었다.
틀니와 임플란트의 선택은 치아 손실 개수, 턱뼈와 잇몸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진다. 임플란트는 인공치근을 턱뼈에 심고 그 위에 인공치아를 장착하는 방식인 반면, 틀니는 잇몸 위에 탈부착 가능한 보철물을 올리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임플란트는 잇몸뼈가 튼튼해야 수술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수술 후 관리를 잘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치료 기간이 길며 비용도 높은 편이다. 반면 틀니는 수술 부담이 없고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고정력과 저작력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일반적으로 치아가 3개 이상 빠진 경우 틀니 치료를 권한다.
노관태 교수는 “임플란트는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틀니보다 저작력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잇몸 상태가 좋지 않거나 뼈 이식이 오래 걸리는 경우, 1년 이상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틀니를 권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당뇨병이나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도 틀니가 나은 선택이다. 노 교수는 “당뇨 조절이 잘되지 않으면 치주 질환이 생기기 쉽고, 임플란트 성공률도 일반인보다 30% 정도 낮다”고 말했다.
틀니는 보통 60대 이후, 특히 70∼80대에서 많이 사용하지만, 치주질환으로 인해 40∼50대에 틀니를 착용하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
무리하게 임플란트를 여러 개 시술할 경우, 임플란트 간 적절한 간격이 확보되지 않으면 재치료가 필요하다. 실제로 국내에서 연간 20만 개가 넘는 임플란트가 제거되는 실정이다. 임플란트를 제거하면 해당 부위는 뼈 이식조차 어려울 만큼 상태가 나빠지는 경우도 많다.

◆틀니,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염증 위험
틀니에는 완전틀니, 부분틀니, 임플란트 틀니가 있으며, 치아가 모두 빠졌을 때는 완전틀니, 일부 치아가 남아 있다면 부분틀니를 사용할 수 있다. 완전틀니는 일반 치아보다 음식을 씹는 힘이 약 10분의 1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부분틀니는 고정력이 더 뛰어나지만, 남아 있는 자연 치아에 충치가 생기면 다시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틀니는 잇몸 위에 얹는 구조로, 착용 시 이물감이나 통증, 헐거움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착용 초기에는 틀니가 잇몸에 쓸려 통증이 생기기 쉽다. 이 경우 치과에서 틀니를 조정하거나 수리하면 대부분 증상이 완화된다.
틀니는 충치가 생기지 않는다고 생각해 구강 위생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는데, 틀니 착용 시 잇몸 염증이 생길 수 있어 오히려 더욱 주의해야 한다. △식사 후 틀니 분리해 세척하기 △찬물로 틀니 세척하기 △수면 전 틀니 빼놓기 △1~2년마다 정기 검진받기 등이 필요한 이유다.

세척 시에는 일반 치약 대신 틀니 전용 치약이나 연마제가 없는 주방 세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살균을 위해 뜨거운 물에 담그는 것은 금물이다. 변형이 생겨 착용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또 질기거나 단단한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틀니가 마모되거나 부러질 수 있고, 음식을 씹을 때는 양쪽을 번갈아 사용해야 잇몸에 자극이 덜 간다.
노 교수는 “틀니를 착용하고 잠자리에 들면 잇몸 조직이 쉴 수 없어 염증이나 조직 손상이 생기기 쉽다”며 “신발을 온종일 신고 있으면 발이 붓는 것처럼, 틀니도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틀니의 수명은 보통 7년 정도지만, 그보다 빨리 마모되거나 손상될 수 있어 1~2년마다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잇몸뼈와 틀니 모두 시간이 지나면서 변형되기 때문이다.
노 교수는 “60세 이후에는 잇몸이 매년 0.1~0.5㎜씩 줄어들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틀니가 헐거워지거나 흔들릴 수 있어 수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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