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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말이 아냐, 사람이야”… ‘오겜’ 4년 마침표 찍다

입력 : 2025-06-29 20:42:46 수정 : 2025-06-29 20: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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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원의 막 ‘오징어게임 시즌3’ 공개

반란 실패한 기훈 죄책감으로 시작
필사적으로 숨는 ‘숨바꼭질’ 펼쳐져
거대 로봇 영희·철수와 줄넘기 대결
데스 게임 속 새 생명 지키기 ‘뭉클’

인간 선악문제 명확한 해답 없지만
양심의 목소리 따르는 선택 돋보여
황동혁 감독 “시원섭섭하고 홀가분”
‘딱지녀’ 깜짝 등장… 파생작 가능성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익숙한 테마곡과 함께 핑크 가드 수십명이 등장했다. 초대형 ‘영희’ 캐릭터와 456번 녹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참가자들이 광화문 광장에서 서울광장까지 행진했다. 서울광장에서 이어진 팬 이벤트에는 시즌 1∼3에 출연한 배우들이 총출동해 ‘뜨거운 안녕’을 고했다. 황동혁 감독은 무대에 올라 “오랫동안 모든 것을 바친 작품이 끝난다고 생각하니 섭섭하지만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어 홀가분하기도 하다”며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3’에서 반란에 실패하고 살아남은 ‘기훈’(이정재)은 죄책감과 분노 속에서 죽음의 게임을 이어나간다. 넷플릭스 제공

◆“사람은…”이라는 미완의 질문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키며 한국 대중문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오징어 게임의 마지막 이야기인 시즌3가 27일 공개됐다. 2021년 9월 첫 시즌 공개 후 4년 만에 대단원의 막이다.

 

6부작으로 구성된 이번 시즌은 배우 이정재가 연기한 ‘기훈’의 죄책감으로부터 시작한다. 시즌1에서 우승자가 돼 456억원을 손에 넣고도 게임을 멈추겠다는 일념으로 다시 게임에 참가한 기훈. 시즌2에서 반란을 시도했지만 실패하며 많은 이가 죽었고, 기훈은 목숨을 건졌다. 그럼에도 잔혹한 데스 게임은 계속된다.

다시 시작된 시즌3의 첫 게임은 숨바꼭질, 두 번째는 줄넘기다. 별 모양이 그려진 미로 같은 골목길에서, 빨간 조끼를 입은 참가자가 칼을 들고 추격하고 파란 조끼를 입은 참가자는 필사적으로 숨는 피의 숨바꼭질이 펼쳐진다. 이어 생존자들은 까마득한 고공에서 거대한 로봇 ‘영희’와 파트너 ‘철수’가 돌리는 거대한 밧줄을 넘으며 다리의 반대편으로 이동해야 한다. 게임에서 울려 퍼지는 동요 ‘꼬마야 꼬마야’는 익숙하면서도 음산한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많은 이들이 죽어 나가지만 새로운 인물도 추가된다. 임신한 채 게임에 참가한 준희가 출산한 딸은 시즌3의 ‘열쇠’가 되는 새 얼굴로, 참가자들의 도덕적 경계를 시험한다. 데스 게임 속에서 태어난 연약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누군가는 자신이 가진 가장 소중한 것을 내어놓고, 누군가는 아기를 배제하거나 이용하려 든다.

 

게임 도중 ‘준희’(조유리)가 출산한 아기는 게임 참가자들의 도덕적 경계를 시험하는 새 시즌의 주요 인물로 부상한다. 넷플릭스 제공

시즌3 마지막회 제목은 ‘사람은…’이다. 기훈이 미완의 문장으로 내뱉는 “사람은…”이라는 말은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질문이자 인간 선악과 자유의지를 응축하는 대사다.

시리즈는 인간 선악의 문제에 대해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다만 절망적인 데스 게임과 이를 즐기며 관망하는 VIP들 사이에서도 양심의 목소리를 따르는 각 인물의 중대한 선택의 순간들이 돋보인다. “우린 (장기판 위) 말이 아니야. 사람이야. 사람은…”이라는 기훈의 대사는 시청자에게 인간성의 의미를 재고할 것을 촉구한다.

◆끝났지만 계속될 ‘오징어 게임’

 

기훈의 여정은 시즌3으로 막을 내린다. 황 감독은 “넷플릭스와 상호 협의하에 시즌4를 만들지 않기로 했다”고 공언한 바 있다. 차기작으로 영화를 준비 중인 그는 기회가 된다면 오징어 게임 스핀오프(파생작)는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시즌3 마지막 장면은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새로운 참가자를 모집하는 ‘딱지녀’를 등장시켜 세계관 확장의 여지를 남겼다. 앞서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을 지난해 출시했고, 2023년에는 오징어 게임 속 게임들을 기반으로 한 리얼리티 서바이벌 프로그램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를 방영하는 등 IP(지식재산권) 확장에 적극 나서왔다.

한 편의 넷플릭스 드라마로 시작해 세계적 현상이 된 오징어 게임은 수많은 새 역사를 쓰며 K콘텐츠 전반의 가치 확대에 기여했다. 시즌1은 넷플릭스 역대 최다 시청 1위 자리를 4년째 지키고 있다. 미국 에미상에서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로 감독상(황동혁), 남우주연상(이정재) 등 6관왕을 차지했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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